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반(反) ‘난민·유럽연합(EU)’을 내세우는 극우 포퓰리스트 정치세력이 약진했다. 여기에 기후변화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녹색당 돌풍’까지 일으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26일 밤 28개 EU 회원국에서 개표한 결과, 현재 유럽의회에서 3개 정치그룹으로 나누어진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전체 유럽의회 의석 751석 가운데 172석(22.9%)을 차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현재 154석에서 18석을 더 늘려, 전체 의석의 4분의 1에 육박했다.
영국 보수당과 폴란드 법과정의당(PIS), 스웨덴민주당(SD)이 속한 유럽보수개혁(ECR)그룹이 58석을, 독일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과 영국 브렉시트당 등이 속한 ‘자유와 직접민주주의의 유럽'(EFDD)이 56석을, 이탈리아 동맹(League), 프랑스 국민연합(RN), 영국 독립당(UKIP) 등이 속한 ‘국가와 자유의 유럽'(ENF) 그룹이 58석을 각각 차지했다.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이 이탈세력 없이 뭉쳐 유럽의회에서 교섭단체를 구성할 경우, 중도 우파 성향인 유럽국민당(EPP, 179석)에 이어 제2당(172석)으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 수십년간 EPP와 함께 연립해 과점체제를 형성해온 중도좌파 성향의 사회민주진보동맹(S&D) 그룹의 예상의석 수 150석보다 22석 많다.
지난 40년간 EU 정치에서 주도권을 행사해온 EPP나 S&D로서는 반(反)EU를 내세우는 극우 포퓰리스트 세력과 연대하기보다는 EU를 지지하는 자유민주동맹(ALDE) 그룹이나 녹색당 그룹에 손을 내밀 것으로 보인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끄는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을 끌어안은 ALDE 그룹은 107석을 얻어 현재 의석수(68석)보다 41석을 늘렸다.
녹색당 계열도 현재 의석수(52석)보다 18석이나 많은 70석을 얻어 돌풍을 일으켰다.
제9대 유럽의회에서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의 세력이 커짐에 따라 난민문제 등 EU의 정책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극우 포퓰리스트 정당들은 EU 난민정책에 대한 재검토를 압박할 것으로 관측된다.
극우 포퓰리스트 세력은 특히 EU의 핵심국가에서 정치기반을 넓혔다는 점에서 향후 EU내에서 정치적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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