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일부 대학생들이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착용 등 당국의 방역지침을 철저히 무시하고 이른바 ‘코로나 파티’를 연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에 먼저 걸린 사람에게 상금을 주기로 약속하고 코로나 파티에 참석했다.
미 앨라배마주 터스컬루사시 보건당국은 일부 대학생들이 이런 파티를 개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2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 언론이 보도했다.
충격적이고 어처구니없는 파티는 터스컬루사시 코로나19 대응팀을 이끄는 랜디 스미스 소방 대장이 시의회에 보고하면서 알려졌는데, 환자를 의도적으로 참석시키는 것 자체가 범죄행위나 마찬가지이자 엽기적이다.
파티에는 코로나19 환자가 참석하고, 환자와 접촉한 사람 가운데 가장 먼저 감염된 사람에게 파티의 티켓 판매금을 상금으로 주는 조건이 내걸렸다. 다시 말해 ‘먼저 감염되기 내기’를 한 것이다.
보건당국은 지난 몇 주 동안 이런 형태의 파티가 여러차례 열렸고, 확인되지 않은 코로나 파티는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은 앞으로 코로나 파티 현장을 확인하는 즉시 해산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스미스 소방 대장은 “처음에는 그저 소문인 줄로만 알았는데 조사를 해보니 실제 그런 일이 있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소냐 맥킨스트리 시의원은 “학생들이 방역 지침을 노골적으로 무시한 채 서로를 감염시키는 코로나 파티를 일부러 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젊은이들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코로나 파티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코로나 파티는 가족에게 병을 옮길 수 있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바비큐 파티 다녀온 50대 환자는 ‘후회의 글’ 올린 뒤 숨져
그런가 하면 친구들과의 바비큐 파티에 다녀왔다가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19에 감염된 미국의 한 50대 트럭운전사는 페이스북에 후회의 글을 남긴 채 이튿날 숨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인근 레이크 엘시노어에 사는 토머스 마시아스(51)는 지난달 동네에서 열린 바비큐 파티에 갔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친구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던 그는 봉쇄령으로 한동안 집에 갖혀 지냈는데, 캘리포니아주가 코로나19 봉쇄령을 일부 해제하면서 파티에 참석하게 된 것.
하지만 당시 열렸던 파티에 코로나19 양성이었던 친구가 포함된 게 화근이었다. 증상이 없었던 그 친구는 남을 감염시킬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반면 마시아스는 비만과 당뇨병 등 기저질환이 있어서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해 있었고, 파티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되자 곧바로 감염됐다. 파티가 열리는 동안 아무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 친구는 나중에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자신의 감염 사실을 알리고 검사를 받을 것을 권유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마시아스를 포함해 10여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마시아스는 후회의 글에서 “내 어리석음 때문에 엄마와 여동생들, 우리 가족의 건강을 위험에 빠트렸다”며 “아주 고통스러운 경험이었다. 이것은 장난이 아니다. 만약 당신이 외출해야 한다면 마스크를 쓰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라. 바라건대 신의 도움으로 내가 이 병에서 살아남을 수 있기를” 이라고 썼다.
그는 이 글을 올린 다음날 아침 어머니에게 “숨을 쉴 수가 없다”고 전화했고, 그날 밤 9시 숨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