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타이밍에 과감한 교체 카드를 던진 홍명보 감독의 용병술이 빛난 한 판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사포판의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체코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조별리그 첫 승과 함께 귀중한 승점 3을 챙기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이날 경기의 승패는 후반전 양 팀 사령탑의 교체 전술에서 갈렸다. 전반을 0-0으로 마친 한국은 후반 14분 체코에 먼저 선제골을 내줬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스로인 패스가 헤더 실점으로 이어졌다.
실점하자마자 홍 감독은 빠르게 움직였다. 후반 17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던 이재성(마인츠)을 빼고 돌파력이 뛰어난 황희찬(울버햄프턴)을 투입했다.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계산이었다.
반면 체코는 후반 19분 이해하기 힘든 교체를 단행했다. 최전방 스리톱인 파트리크 시크, 파벨 슐츠, 루카시 프로보트를 동시에 벤치로 불러들였다. 대신 아담 흘로제크, 토마시 호리, 미할 사딜레크를 투입했다. 공격의 강도를 높이기보다 1점 차 리드를 지키겠다는 수비적인 선택이었다.
사령탑의 상반된 선택은 곧바로 결과로 이어졌다. 한국은 후반 22분 이강인(PSG)의 침투 패스를 받은 황인범(페예노르트)이 동점 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동점 골이 터지자 홍 감독은 더욱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24분 팀의 에이스이자 주장인 손흥민(LAFC)을 불러들이고 오현규(베식타시)를 투입했다. 손흥민이 이날 가장 많은 슈팅을 때리며 공격을 주도했으나, 고지대 경기로 인한 체력 소모를 고려한 결단이었다.
홍 감독의 용병술은 그대로 적중했다. 후반 35분 백승호(버밍엄)의 침투 패스를 받은 황인범이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으로 쇄도하던 오현규가 방향을 바꾸는 슈팅으로 역전 결승 골을 뽑아냈다. 체코가 단조로운 롱볼 전술을 고수하는 사이, 한국은 한 템포 빠른 교체로 경기 흐름을 완벽히 지배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홍 감독은 “체코 선수들이 후반전에 체력적으로 많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반면 우리 선수들은 그 시간대에 상대를 더 몰아쳤다”라고 분석했다.
결승 골의 주인공 오현규의 교체 투입에 대해서는 “이미 준비된 카드였다. 본인이 노력을 많이 했고, 중요한 순간에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노컷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