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올해 내 방북 기정사실화, 미국의 부정적 시선의 변화 여부가 관건
북미 핵협상이 탄력을 받고 제2차 북·미 정상회담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다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올해 내 방북 여부가 세계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2차 북미정상회담과 별도로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루어질 전망이며 북일정상회담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언급했다.
노영민 주중 대사 역시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아 베이징(北京) 대사관에서 가진 특파원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해 말했다”면서 “시 주석의 방북은 우리가 중국 측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분야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북중 간에 관계 정상화, 특히 고위급간 관계 정상화가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며 시 주석의 북한 방문에 호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에만 벌써 세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다는 점에서 시 주석의 북한 답방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것이 베이징 외교가의 분석이다.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시 주석이 북한을 가는 것은 어차피 시기상의 문제일 뿐 아니겠느냐”며 “다만 올해 내로 북한을 방문할지 여부는 여러 국제 정치적 변수가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도 채 3개월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많은 외교 일정들이 북한과 중국 사이에 놓여 있어 방북 효과의 최대치를 이끌어내려는 양국 정부의 정치적 셈법이 복잡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내로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사실상 예정돼 있는 상태다. 중국은 10월 들어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 전회) 등 국내 정치스케줄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 오는 11월에 있을 미국의 중간선거도 변수중 하나다.
무엇보다 북중 관계를 바라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선이 가장 큰 변수라 할 수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제1차 북미정상 회담 취소와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 등 두 차례나 판뒤집기에 가까운 극약 처방을 들이대며 중국을 압박한 전례가 있다.
다만 최근 들어 무역전쟁이 최악의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 있어서 중국의 체면을 세워주려는 듯한 미국 측의 발언이 나오고 있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앞서 지난 5일 첫 순방지인 일본으로 향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향후 북한과의 협상이 목표에 다다르면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협정에 서명하게 될 것이고 여기에 중국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같은 발언이 중국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참여에 부정적이던 미국의 태도가 변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는 것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앞서 지난 8월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전인대 외사위원회 주임은 중국을 방문한 국회 외통위원장, 3당 간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남북한과 미국에 중국이 참여하는 4자 간 종전선언을 미국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당시 강석호 국회 외통위원장은 “종전선언 문제가 미국에 달려있다는 발언으로 봐서는 미국 측에서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유추 해석을 할 수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노영민 주중 대사는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미중 갈등 여부를 묻는 질문에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번 밝혔듯이 북핵문제에 대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도움을 높이 평가하고 고마워한다”면서 “우리도 중국 역할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방북한 뒤 중국 역할에 관해 긍정적인 발언을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중국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할 경우 시 주석의 북한 방문 움직임은 좀더 순조롭게 이뤄질 수도 있다. 베이징 외교가 일각에서는 다음달 30일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에 시 주석의 방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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