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에 ‘화염과 분노’? 트럼프 7차례 노여움 발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분이 아직도 삭혀지지 않은 것 같았다. 8일(현지시간) 코로나 관련 백악관 브리핑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 모두 발언에서 WHO(세계보건기구)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전날 이 국제기구가 중국에 편향됐다며 미국이 지원해오던 지원금을 보류하겠다고 밝힌데 이어 이날 또 다시 WHO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을 저격했다. 우선 그는 미국이 WHO에 4억 5200만 달러 가량을 연간으로 지원한다면서 해당 지원금에 대해 매우 장황하게 설명했다. 그리고는 말미에 중국이 지원하는 금액은 4500만 달러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10배 이상 많은 금액을 받아가면서도 어떻게 중국편만 드느냐는 것이다. 중국의 코로나 위협에 대해서는 '강하게' 최소화하고, 중국인들의 미국 입국을 제한한 자신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고 말하는 대목에선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다. 따라서 지원금 사용에 대해 들여다 볼 필요가 있으며, 그 때 까지는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주 직설적으로 WHO를 비판했다. "좋지 않다(not good)", "공평하지 않다(unfair)", "잘못했다(wrong)"는 말을 연속으로 다짐하듯 되뇌었다. 30초도 안 되는 순간에 "좋지 않다"는 말을 세 차례, "공평하지 않다"는 말도 두 차례, "잘못했다"는 말도 세 차례씩 곱씹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작심발언은 이날 WHO 사무총장인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가 '도발'을 해 온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트럼프의 백악관 브리핑이 열리기 전 스위스 제네바 WHO 본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바이러스를 정치 쟁점화하지 말라"며 "만일 당신이 더 많은 시체를 담는 포대(body bag)를 원한다면 그렇게 하라"고 비판했다. '시체 포대'라는 말까지 꺼낸 것은 의도적인 악담이자 저주에 가까운 표현으로 보인다. 이어 "코로나19의 정치 쟁점화를 격리해라. 우리는 손가락질 하는 데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고 타이르기까지 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7차례나 WHO 사무총장을 험담한 것은 과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내뿜었던 '분노와 화염'을 떠올리기에 충분한 언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