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경제 제재로 터키의 리라화가 급락하면서 13일 금융시장의 불안이 아시아의 주식과 외환시장으로 확산됐다.
이날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투자자들이 매도에 나서면서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1% 이상 급락했다.
일본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지수는 2% 떨어진 21,857.43에 장을 마쳤고, 상하이종합지수는 장중 1.4% 떨어졌다가 회복해 전장보다 0.34% 떨어진 2,785.87로 장을 마감했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1.5% 하락한 2,248.45로 마감해 15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리라화 가치는 이날 오전 아시아 거래에서 10% 가까이 떨어져 리라/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7.24 리라로 역대 최고를 기록하기도 했다.
리라화는 미국 간 관계 악화의 영향으로 올해 40% 넘게 떨어졌다.
아시아와 신흥시장 대부분의 통화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 가치는 역내 시장에서는 0.4%, 역외 시장에서 0.3% 각각 떨어졌고, 호주 달러는 0.3% 내려가는 등 타격을 입었다.
우리나라 원-달러 환율도 1,133원을 넘어서며 3주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터키 당국은 혼란을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터키 중앙은행은 현지시각 13일 오전 “은행들이 필요한 만큼 유동성을 모두 공급하겠다”면서 긴급 시장 안정대책을 내놨다.
중앙은행은 “시장의 가격 안정성과 변동을 주시할 것이며 금융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모든 조처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의 발표 이후 리라화는 다소 안정되는 듯 보였으나 낙폭은 다시 커지면서 불안심리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국과의 갈등 속에 리라화 가치가 폭락하고 있지만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미국의 제재를 ‘경제 전쟁’으로 규정하며 굴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외화 빚에 높은 인플레이션과 리라화 폭락까지 겹치면서 터키 경제가 심각한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터키발 위기가 전세계로 충격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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