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5일(현지시간) 발표한 전 세계 억만장자 순위에서 715위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순자산은 31억 달러로 전년과 별다른 차이가 없었지만 순위 자체는 51단계가 뛰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자산에서 호텔과 골프장 등 부동산의 비중이 큰 때문으로 풀이된다.
루이자 크롤 포브스 편집부국장은 로이터 통신에 그의 부동산이 다른 투자 자산들에 비해 더 나은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너무 많은 억만장자들이 떨어졌기 때문에 그가 올라간 것”이라고 밝혔다.
보유 부동산의 자산 가치가 떨어지면서 순위가 크게 내려갔던 지난해와는 대조적인 경우다. 지난해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순자산은 전년보다 4억 달러가 줄어들었고 순위는 544위에서 200단계 이상 하락한 766위였다.
부동산과 금융자산 가치의 변동이 미친 영향은 억만장자 수가 줄어든 데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포브스가 정한 억만장자 기준은 자산 10억 달러(1조1천265억원) 이상을 보유한 사람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55명이 적은 2천153명이 순위에 포함돼 있다.
또한 이들이 보유한 자산 합계도 85조 달러로 역시 지난해보다 4천억 달러 줄었다. 순위에 포함된 억만장자들 가운데 46%인 994명이 지난해보다 자산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슈퍼리치 대열에 들어 있던 억만장자 가운데 247명이 보유 자산이 10억 달러 미만으로 줄어들면서 올해 순위에서 탈락했다. 이는 전체의 11%로, 2009년 금융위기 이래 최다 기록에 해당한다.
억만장자 수 감소는 최근 IT(정보기술)주 등을 중심으로 주식시장이 약세를 보인 것이 주요인으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 침체도 크게 작용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업가로서 명성을 얻은 계기는 1978년 뉴욕 도심에 자리 잡은 코모도어 호텔을 인수하면서 시작됐다. 경기 침체로 대부분의 부동산 개발사들이 주저하는 시점에서 과감한 베팅에 나선 것이었다.
그는 호텔을 인수한 뒤 외벽 전체를 유리로 교체한 날렵한 고층 빌딩으로 탈바꿈했다. 트럼프는 1980년대의 활황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그랜드 하얏트 뉴욕이라는 이름의 새 호텔을 개장했고 1박에 최고 1천100달러의 객실 요금을 받을 수 있었다.
코모도어 호텔 인수는 수년 뒤에 뉴욕 맨해튼 5번가에 트럼프 타워를 세울 수 있는 발판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랜드 하얏트 뉴욕의 지분을 1996년에 매각했다.
그의 자산 목록에서는 뉴욕의 트럼프 타워, 샌프란시스코의 555 캘리포니아 스트리트, 시카고의 트럼프 호텔 등 부동산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밖에 1985년에 사들인 플로리다주의 호화 리조트 마러라고, 아일랜드·스코틀랜드 해외의 골프장, 헬기, 현금, 유동자산 등도 망라돼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노컷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