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지웨이 정협 외사위원회 주임 미국에 대한 핵심 중간재 수출 중단 보복 주장
관영매체들도 미국에 대한 비판 목소리 높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오는 17일(현지시간) 2천억 달러(약 224조 원)어치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시작할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I) 보도가 나온 가운데 중국 내에서도 미국에 대해 강경책으로 맞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차이신(財新)은 러우지웨이(樓繼偉)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외사위원회 주임(장관급)이 16일 발전고위층포럼 발표에서 공급사슬상의 핵심 중간재와 원자재, 부품 수출을 중단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고 17일 보도했다.
러우 주임은 미국 정부가 관세 리스트에서 제외한 물건들과 미국 기업들이 관세 대상에서 제외해 줄 것을 호소하는 물품들의 수출만 중단해도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방식의 중간재 수출 중단이 실현되면 미국이 대체재를 찾을 때까지 3~5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하며 “(미국이) 전쟁의 고통을 맛봐야 무역전쟁을 멈추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우 주임은 자신이 정협 고위 간부라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를 대표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지만, 전직 재정부장을 지낸 인물이라는 점에서 그의 발언이 단순한 아이디어 차원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중국 매체들도 미국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오랜만에 높였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조만간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동시에 중국에 무역협상을 제안했다”며 “이는 중국에 조그만 당근을 내밀고 동시에 몽둥이를 휘두르는 꼴”이라고 비난했다.
특히 “미국의 행태는 위협을 강화해 상대에게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며 중국에게 소용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민일보 영문 자매지인 글로벌 타임스도 이날 논평에서 “중국은 몇 차례 무역전쟁을 통해서 이미 미국이 중국과 무역관계에서 융합도와 친밀도를 약화하려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중국은 절대로 수동적으로 미국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미국의 관세폭탄 위협에 대해 강력한 보복조치로 맞설 것이라며 경고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중국에 대해 새로운 관세와 조치를 가하면 중국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반격을 취해 합법적이고 정당한 권익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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