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히토 일왕의 차남인 아키시노 노미야 왕자가 내년 나루히토 왕세자의 왕위 계승에 따른 전통의식에 국비를 지출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 일본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키시노 노미야 왕자는 30일 기자회견을 갖고 내년 왕위계승에 따른 전통의식인 ‘다이조사이’(大嘗祭, 왕위 즉위 후 처음 여는 일종의 추수감사제) 비용과 관련해 “종교색이 짙어 국비로 처리하는 것이 적당한지 어떤지”라며 비용처리의 적절성 문제를 지적했다.
아키시노 노미야 왕자는 “종교행사와 헌법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가”라고 의문을 제기하면서, 종교색이 짙은 점을 근거로 왕실 관련 공적 예산인 ‘궁정비용’이 아니라 왕의 생활비 등인 ‘내정비’에서 지출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다이조사이는 새로운 일왕이 풍작과 국가안녕을 기원하는 의식으로 신도(神道) 색채가 강해 국사행위인 즉위 예식과는 다른 왕실행사로 내년 11월 14일에서 15일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아키히토 일왕 때는 이 행사로 22억엔(약 217억원)이 지출됐고 이 당시 정교분리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NHK는 이에 대해 헌법의 정교분리라는 관점에서 행사를 일왕의 생활비 예산범위에서 진행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또 왕족이 공공의 장소에서 정부 결정과 다른 의견을 말하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덧붙였다.
일 정부는 내년 다이조사이도 역시 이전과 마찬가지로 공적 예산인 궁정비로 처리할 방침이다.
니시무라 관방부장관은 이에 대해 “어디까지나 개인 생각을 언급한 것으로 국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헌법상의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며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아키시노 노미야 왕자의 이날 발언에 대해 학계에서는 합당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일본 중의원 내각위원회는 이날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하는 내년 5월 1일을 휴일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 공휴일법 규정에 따라 4월 27일부터 어린이날 대체 휴일인 5월 6일까지 열흘간 연휴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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