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에 2%대 진입, 신흥국 통화가치 이미 20%~40% 급락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13일(현지시간)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고 올 하반기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에 충격이 우려된다.
신흥국의 통화가치 급락과 대규모 자본유출 등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금융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미 연준, 올해 모두 4차례 인상 전망
미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안을 만장일치로 확정해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기존 1.50~1.75%에서 1.75~2.0%로 올랐다.
미국 기준금리의 상단이 2%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2008년 이후 10년 만이다.
연준은 2015년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시장에서 예상했던 것으로 시장의 관심은 하반기 추가 인상 횟수를 두 차례로 늘리느냐 하는 점이었다.
이와 관련해 연준은 통화정책회의 직후 공개한 점도표에서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 횟수 전망을 두 차례로 상향조정해 올해 모두 네 차례 올릴 가능성을 시사했다. 지난 3월 회의 당시 전망보다 한 차례 더 늘어난 전망치다.
미국 경제가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다. 연준은 이번 회의를 통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3월 2.7%에서 2.8%로 상향 조정했고, 3.8%로 완전고용 수준을 보이고 있는 실업률도 3.6%로 하향 조정했다.
◇신흥국 긴축발작 재연 가능성
미 연준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은 이미 통화가치가 급락해 위기를 맞은 신흥국들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본유출 등 긴축발작을 일으켜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흥국들은 이미 올들어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38%, 터키 리라화는 21%, 브라질 헤알화는 12% 등으로 통화가치가 급락했다.
이에 아르헨티나는 기준금리를 40%까지 끌어올린데 이어 IMF에 3년간 500억달러를 지원받았고 터키는 지난달 금리를 13.5%에서 16.5%로 3%포인트나 올렸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은 이들 신흥국의 숨통을 다시 조일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14일 (현지시간) 라트비아에서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QE)중단을 논의키로 해 긴축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 0.5%포인트로 확대
미 연준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국내 금융시장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 3월 양국간 금리차가 역전된데 이어 이제는 격차가 0.50%포인트로 벌어졌다.
기준금리 역전만으로 국내 금융시장이 대규모 자본유출 등의 큰 충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신흥국 금융위기가 불거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달러화 강세로 신흥국 위기가 확산할 경우 국내 금융시장도 긴축발작에서 자유로울수 없다는 위기감이다.
이와 관련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인식도 최근들어 달라졌다.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렸던 지난달 24일만 해도 이 총재는 “신흥국 위기가 전반으로 확산할 가능성은 제한적이고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도 크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이달 4일에는 “2013년의 긴축발작 때와 같은 급격한 자본이동과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흥국발 금융위기 확산 가능성, 한미간 기준금리 격차 확대에도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상 시점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경기와 물가가 뒷받침되지 않고 있는데다 가계부채 부담은 여전히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금통위원 만장일치로 연 1.5%로 동결하면서 금리인상의 시그널을 보내지 않았다.
오는 7,8월 금통위 회의에서 인상하지 않고 미국이 9월에 금리를 또 올릴 경우 한미간 기준금리는 0.75%포인트로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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