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 동성애자, 허리케인 희생자 등을 모욕하는 막말 채팅이 폭로되면서 퇴진 압박을 받아 온 푸에르토리코 주지사가 결국 사의를 밝혔다.
25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리카르토 로세요 푸에르토리코 주지사는 전날 밤늦게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달 2일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주지사직에서 8월 2일 오후 5시부로 사임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푸에토리코가 계속 화목하고 언제나 그랬듯 전진해갈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이 결정으로 시민들이 화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공석이 된 주지사직은 완다 바스케스 법무장관이 임시로 대행을 맡게 된다고 밝혔다.
주지사 자택 인근에 있던 수천명의 시민들은 사임 발표가 있자 구호를 외치며 환영했다.
앞서 지난 13일 푸에토리코 탐사 저널리즘 센터는 로세요 주지사가 측근들과 단체 채팅방에서 주고받은 막말들을 담은 자료를 공개했다.
로세요 주지사는 푸에토리코 출신 미국 여성 정치인을 ‘매춘부’로 부르고, 동성애 가수 리키 마틴을 비하하는가 하면 지난 2017년 푸에토리코에서 허리케인 마리아로 생명을 잃은 희생자들을 조롱했다.
이는 가뜩이나 허리케인에 대한 부실한 대처와 재정위기, 각종 비리의혹에 불만을 품고 있던 시민들의 분노에 기름을 붓는 결과를 가져왔다.
시민들은 로세요 주지사의 사퇴를 요구하며 지난 20일 수도 산후안에서 50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를 벌이는 등 연일 시위를 벌여왔다.
대규모 시위에도 불구하고 버티던 로세요 주지사는 의회가 탄핵 절차를 개시하는 등 궁지에 몰리자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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