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2년간 최신형 아이폰의 기본가격을 330달러(약 37만원), 최고 520달러(약 58만원)까지 올렸지만 소비자들은 별로 개의치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이 2016년 신형 아이폰7 128GB 모델을 649달러, 아이폰7 플러스는 769달러에 출시했다. 아이폰 구매자들은 더 큰 스크린과 향상된 배터리 수명, 듀얼 렌즈 카메라로 무장한 아이폰7 플러스에 기꺼이 120달러를 추가로 지불했다.
전작인 아이폰6s와 아이폰6s 플러스의 128GB 모델 가격은 각각 549달러, 649달러였다.
지난해에는 999달러짜리 10주년작 아이폰X을 출시하며 아이폰의 가격 구조를 뒤흔들어 놨다. 베젤리스 풀 스크린과 뉴럴엔진이 탑재된 강력한 A11 바이오닉 칩셋, 페이스ID를 포함한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 등 기존 아이폰을 뛰어넘는 뛰어난 성능을 가졌지만 가격 저항선인 1000달러를 넘어서는 스마트폰은 아이폰X이 거의 유일하다.
아이폰X 256GB는 1149달러에 달했다.
함께 출시한 아이폰8과 아이폰8 플러스도 각각 699달러(64GB)와 799달러(64GB)로 슬그머니 올렸다. 전작 아이폰7에 64GB가 없는 대신 128GB와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했다.
애플은 올해 아이폰8 후속모델을 내놓는 대신 아이폰X과 흡사한 디자인의 아이폰XR을 출시했다. LCD를 채용했지만 더 커진 6.1인치와 성능 향상을 이유로 가격은 아이폰8보다 높은 749달러(64GB)부터 시작한다. 아이폰X을 이은 아이폰XS는 999달러로 전작과 동일했지만 6.5인치 아이폰XS 맥스는 1099달러부터 시작한다. 최상위 모델 512GB를 선택할 경우 가격은 1449달러까지 치솟는다.
2년 전 출시된 아이폰7 플러스 256GB 최상위 모델의 가격은 929달러였다.
미국 IT 매체 엔가젯은 애플이 전작 아이폰X이 가진 베젤리스 풀 스크린, 페이스ID, 인물 모드 카메라, 심지어 아이폰XS와 XS 플러스와 동일한 A12 바이오닉 칩셋 등을 탑재한 749달러짜리 아이폰XR을 내놨지만, 소비자들은 더 선명한 OLED 디스플레이, 강력한 듀얼 렌즈 카메라, 알루미늄 대신 스테인리스 스틸을 선택하는데 250달러를 아까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엔가젯은 “아이폰XS 맥스 최상위 모델의 경우 가격이 아이폰7 플러스 최상위 모델보다 500달러 이상 비싸졌지만 최근 추세처럼 아이폰 판매량이 증가하지 않더라도 애플의 매출은 덕분에 증가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애플은 2분기 508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지만 지난해 동기 5120만대보다 1% 줄었다. 최근 2년 사이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은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애플의 매출은 전년대비 5% 증가한 529억달러를 기록했다.
시장분석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14년 출시된 아이폰6는 출시 10개월만에 9천만대를 출하하며 역대 기록을 갱신했지만 아이폰X은 이보다 3천만대 적은 6300만대에 그친데도 불구하고 높은 평균판매가 때문에 아이폰6와 같은 620억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카운터포인트는 애플이 ‘물량 ㅅ퍼 사이클’은 놓치고 있지만 ‘매출 슈퍼 사이클’를 가져왔다며 아이폰X은 출시 후 전체 출하된 아이폰의 3분 1을 차지하며 아이폰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또다른 시장분석업체 디지타임즈 리서치는 공급 체인 정보를 기반으로 애플이 올해 아이폰XS·XS맥스·XR 8500만대를 포함해 하반기에만 1억2500만대를 출하할 것으로 예상하며 전년대비 10% 증가한 100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같은 소비 추세로 볼때 소비자들이 1000달러가 넘는 아이폰XS와 아이폰XS 맥스 구매에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팀 쿡 애플 CEO는 12일(현지시간) 신형 아이폰 발표 직후 닛케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이폰XS 맥스는 가장 비싼 스마트폰이지만 고객에게 여전히 좋은 거래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고객이 찾고 있는 다양한 범위와 다양한 가격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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