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가 16일째 이어진 가운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았다. 내년도 예산에 50억 달러에 달하는 멕시코 장벽 예산을 반영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한 민주당을 압박하고 나선 것.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지금 국가 비상상황을 보고 있다”면서 “며칠간 진행 상황에 따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상사태 선포를 통해서라도 장벽 예산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장벽 건설을 위한 예산 50억 달러를 내년도 예산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지난 3일부터 하원에서 다수당을 장악한 민주당은 장벽 예산이 없는 패키지 법안을 밀어붙이면서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당장에 써야할 지출예산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으면서 일부 연방정부에는 예산이 끊겨 80만명의 공무원이 무급 상태가 된 채 16일째 셧다운 사태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셧다운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급여가 끊긴 공무원들에 대한 질문에 “많은 공무원들이 강력한 국경을 원하고 있다”면서 장벽 예산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비상사태 선포도 강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강대강 대치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심지어 이날 오후에는 콘크리트 보다는 “강철 장벽”을 건설하겠다며 구체적인 장벽 건설 계획까지 내놓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7-9일 진지한 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말해 협상 타결 가능성을 내비쳤으나, 민주당도 강경하게 나오고 있어 사태 해결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셧다운 사태가 16일째를 넘긴 6일 현재 역대 3번째로 긴 셧다운을 기록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최장 셧다운 기록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로 지난 1995년 12월 16일부터 이듬해 1월 5일까지 21일 동안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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