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사상 초유의 핵 담판이 진행될 북미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가 공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오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높은 기대가 걸려있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나의 회담이 싱가포르에서 6월 12일에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 두 사람은 회담을 세계 평화를 위한 아주 특별한 순간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resident Trump
“The highly anticipated meeting between Kim Jong Un and myself will take place in Singapore on June 12th. We will both try to make it a very special moment for World Peace!”
via Twitter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북미 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공개한 것은 북한이 미국인 억류자 3명을 전격 송환한 직후다.
북한이 회담 전에 억류자들을 석방한 것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크게 고무된 모습을 보였다. 억류자들이 세인트 앤드류스 공항에 도착하는 이날 새벽 3시에 직접 마중을 나왔고, 김정은 위원장에게는 ‘감사하다’는 표현까지 내놨다.
그러면서 예상보다 빨리 회담 전에 억류자들을 풀어 준 것은 큰 의미가 있고, “새로운 발판을 놓고 시작하는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낙관하기도 했다.
◇ 이번 폼페이오 방북 통해 北 ‘최종결심’ 이끌어낸 듯
사실 북미 정상회담의 장소와 날짜 등과 관련해서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8일(현지시간) 전용기 편으로 북한으로 향할 때만해도 확실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다가 폼페이오 장관의 귀환 직후 회담의 날짜와 장소를 공개한 점으로 미뤄,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수뇌부들을 만나 면담하면서 회담 일정과 관련한 북한의 최종 결심을 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는 북한과도 수교를 맺고 있고, 김정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기의 항속거리로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거리에 있어 그동안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돼 왔다. 싱가포르는 과거에도 여러차례 미국과 북한이 비공개 회동을 가진 장소이기도 하다.
또 김 위원장이 지난 7일 전용기를 이용해 중국 다롄으로 날아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면서, 전용기를 이용한 해외 방문 연습을 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 때문에 평양 보다는 싱가포르 회담설이 유력하게 제기되기도 했다.
◇ 평양 무산, 트럼프에게 확실한 카드 제시 못했을 수도
한편, 여러 소식통들의 전언을 종합해보면 북한은 최근까지도 정상회담의 평양 개최를 고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극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평양 방문을 내심 타진했지만, 만에 하나 회담이 실패했을 때의 국내 정치적 위험 요인을 생각하면 쉽게 선택할 수는 없는 대안이었다.
때문에 북한이 정상회담의 평양 개최를 관철시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회담의 성과를 확신할 수 있는 모종의 카드를 내놓을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지만, 결국 회담의 평양 개최는 무산됐다.
또 시기적으로도 다음달 8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 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회담이 더 뒤로 밀렸다.
이는 결과적으로 북미 양국이 비핵화 등 주요 의제를 최종 조율하는 과정에서 아직 성공을 확신할만한 큰 진전이나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케 한다.
◇ 비핵화 범위, 체제보장 및 평화체제 방안…산 너머 산
세기의 회담이 될 이번 북미 정상회담의 기본 틀은 북한의 핵포기를 포함한 한반도의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보장을 서로 맞바꾸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일단 한반도 비핵화의 개념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나 다른 외교 소식통들을 말을 종합해보면 지난 1992년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기반으로 한다는데는 어느정도 합의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 뿐만 아니라 핵물질이나 재처리시설, 농축시설 등을 모두 폐기하는 방안을 논의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핵 외에 대량살상무기 즉 생화학 무기, 여기에 더해 탄도미사일 폐기까지 포함할 것인지에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또 북한의 체제보장이나 평화협정 체결 등에 대한 방안은 더욱 복잡해서, 북한이 원하는 수준까지 논의가 가능할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이제 회담 장소가 정해졌고, 시일도 어느정도 늦춰지면서 준비 시간은 조금 더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 전에 한번 더 북한을 방문할 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어, 회담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은 앞으로 더욱 심도깊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어느 수준까지 북미 양자가 합의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 이제 한달 앞으로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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