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방송 프로그램 촬영에 비상이 걸렸다. 배우 서성종·허동원·김원해가 확진 판정을 받자 이들과 접촉하거나 동선이 겹친 배우들이 줄줄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연예계 확산세가 심상치 않자 JTBC와 글로벌 OTT 넷플릭스는 전면 촬영 중단을 결정했다. 이들을 제외한 다른 방송사들은 아직 이 같은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향후 코로나19 확산과 정부 방역 단계가 공식 격상되면 상황은 180도 달라질 전망이다.
일단 검사 대상자인 배우들은 음성 판정이 나와도 2주 자가격리가 필수적이라 촬영 재개는 불투명하다. 서울시는 21일부터 이미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방역 조치를 실시 중이다.
JTBC는 서울시의 이러한 조치와 맞물려 수도권 촬영 예정이었던 드라마들의 제작을 일시 중단했다. ’18어게인’ ‘경우의 수’ ‘사생활’ ‘런온’ ‘라이브온’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해당한다.
허동원 관련 확진자와 접촉한 오만석은 오늘(21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그가 출연한 JTBC 예능 프로그램 ‘장르만 코미디’도 촬영 재개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도 같은 날 한국에서 제작 중인 콘텐츠 촬영을 모두 중단한다고 알렸다. 이에 따라 ‘오징어 게임’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 촬영을 멈추게 됐다.
넷플릭스는 “국민 안전을 위한 정부의 권고사안과 한국 콘텐츠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제작진의 안전을 위해 모든 콘텐츠 제작 일정을 당분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이어 “향후 상황에 따라 제작의 진행 여부가 영향을 받겠으나, 창작자와 제작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재개를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KBS는 일단 확진자가 발생한 두 드라마 ‘그놈은 그놈이다’와 ‘도도솔솔라라솔’의 촬영만 중단한 상태다. ‘그놈이 그놈이다’는 종영이 연기됐고, ‘도도솔솔라라솔’은 첫 방송일 연기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BS 간판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시즌4’는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자 당초 오늘(21일) 예정됐던 촬영을 연기했다. 방송 분량이 모자르지 않아 가능했던 결정이다.
KBS 관계자는 “드라마 촬영을 전면 중단할 계획은 공식 확인된 바가 없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거나 코로나19로 스태프나 출연자 안전에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당연히 촬영을 멈추는 게 원칙”이라고 밝혔다.
tvN은 각각 확진자와 검사자가 발생해 ‘낮과 밤’ ‘스타트업’ 촬영을 중단했다. 현재까지 추가로 더 촬영을 중단할 계획은 없지만 방역 단계 상승과 확산세 등 변화를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다.
tvN 관계자는 “확진자나 검사자가 있었던 드라마는 촬영을 쉬었다 가고 있다. 연예계 감염 확산뿐만 아니라 정부 방역 단계 상승 등 모든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확진자나 검사자가 없는 MBC는 자사 스튜디오에서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최소 인원 유지 등 엄격하게 방역 지침을 지키고 있다. 길어진 장마로 인해 야외 분량이 모자른 상황에서 또 다시 코로나19로 촬영에 어려움이 닥쳐 곤란한 상황이다.
MBC 관계자는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정부 지침이 바뀌었을 때도 저희는 촬영 현장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했다”며 “방역과 보건을 최우선으로 두는 제작 메뉴얼이 있다. 이 매뉴얼에 대해 전직원과 현장 스태프들 재교육을 했고, 현장은 사실상 밀집되지 않도록 최소 인원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SBS도 사정은 비슷하다. 스튜디오 촬영 위주로 ‘실내 50명 이상 모임 금지’ 2단계 지침에 따라 필수 스태프만을 배치했다.
SBS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잦아들기까지는 세트 촬영 위주로 진행된다. 50명 이내 필수 스태프들만 들어가고 불필요한 대화나 행동 자제, 마스크 필수 착용 등이 원칙”이라며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프로듀서 관리 하에 바로 대응하도록 비상 체계를 구축했다.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