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제 동원 문제 해결과 과거청산 운동을 펼치는 일본 시민단체가 한국에 대한 일본 정부의 수출 규제 철회를 요구하면서 한국 정부와 무조건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강제동원문제 해결과 과거청산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12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에 나선 것은 겉으로는 양국 간의 신뢰관계 훼손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징용공 문제와 관련한 보복임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일본 정부의 이런 움직임은 강제 동원 문제에 진지하게 마주하지 않은 채 무역상의 조치를 강행해 굴복을 강요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제동원 피해자의 위자료 청구권을 인정해 일본 기업에 배상을 명령한 한국대법원 판결을 없던 것으로 하고 과거를 묻어버리는 소행이라며 아베 정권의 이같은 처사를 강력히 비난한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이번 아베 정권의 대응에 대해 일본 언론의 상당수도 비판하고 있다면서 국제정치의 도구로 통상정책을 이용하는 것은 국제 규칙에 어긋나고 허용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아베 총리가 ‘징용공은 역사 문제가 아니라 국제법상 국가 간의 약속을 지키는 문제’라고 말한 점을 거론하면서 “국가 간에 어떠한 약속을 하고, 조약을 맺더라도 강제동원의 역사적 사실을 지울 수 없고, 그 피해자의 ‘개인청구권’도 소멸시킬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대법원은 전시 중에 일본제철, 미쓰비시중공업이 행한 불법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두 기업에 불법행위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명한 것”이라며 이 민사소송 판결을 한국 정부는 왜곡할 수도, 없던 일로 할 수도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한국 정부는 ‘사법판단 존중’과 ‘피해자 중심주의’ 입장을 표명해 왔다”며 그런 맥락에서 지난달 19일 소송 당사자인 일본 기업을 포함한 한일 양국 기업이 자발적 출연으로 재원을 만들어 확정판결 피해자들에게 위자료 해당액을 지불하는 해결 방안을 내놓은 것이라고 언급했다.
공동행동은 이 방안은 일본 측의 강제동원 사실인정과 가해 기업 측의 사과를 언급하지 않고 강제동원 문제의 포괄적 해결을 도모한다는 점에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이 방안을 제시함으로써 정부 간 협의를 통한 해결을 목표로 하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일본 정부는 이 방안을 거절했다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일본은 주요 20개국(G20) 오사카 정상회담 때 한국과의 정상회담도 열지 않고 자유무역과 열린 시장을 주창하는 G20 정상 선언을 발표하고 이틀 뒤 한국 수출규제를 발동했다며 이런 불성실한 대응은 즉각 철회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공동행동은 “연로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자신들의 문제가 한일관계 악화를 초래했다고 생각해 괴로워하고 있다”며 “그러나 그 책임은 피해자에게 돌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한일 정치지도자가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동행동은 “아베 정권은 한일 간 긴장을 높이지 말고 과거와 성실하게 마주해 지금이야말로 미해결 상태로 남은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며 “그렇게 하는 것이 한일, 일본과 한반도의 신뢰 및 우호 관계를 발전시켜 동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으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끝으로 “지금이야말로 아베 정권은 한국 정부와 무조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카하시 마코토(高橋信)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을 지원하는 모임 공동 대표 등이 참여하는 공동행동은 일본에서 한국의 시민단체와 함께 강제동원 조선인 피해자 보상 입법을 위한 운동을 펼치는 등 일제의 강제동원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저작권자 ⓒ연합뉴스, 발췌출처 노컷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