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남서쪽의 한 차터 스쿨 부근에서 한 남성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의해 체포됐다. 학교측은 지난 26일 아침 학교 건물 밖에서 아이들을 수업에 데려다주던 한 남성이 연방 이민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고 학부모들에게 알렸다.
이민 단속 반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단속이 지난 1월 시작된 이래로 시카고 학교에서 아이들의 등하교시간에 ICE가 한 개인을 구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이민단속요원들이 학교, 교회, 병원에서 체포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학교들은 범죄 체포 영장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ICE 요원의 학교 내 진입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Brighton Park Neighborhood Council의 조직 담당국장인 안드레아 오티즈는 자녀가 학교에 가면 안전할 것이라고 확신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근처에서 체포되는 것은 학부모들이 우려해 온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가족들에게는 정말 끔찍하고 학생들에게는 충격적인 일”이라며 “ICE는 학교 또는 학교 근처에서 이민 단속을 실시할지 여부는 사안별로 결정한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에게 상황을 알린 해당 차터 스쿨 아세로 초등학교는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ICE 대변인은 요원들이 멕시코 시민권자인 프란시스코 안드라데-베레라(37세)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법원 기록에 따르면, 그는 지난 20년 동안 기물 파손, 갱단 가입, 코카인 판매 및 판매 계획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과 2013년에 미국에서 본국으로 추방된 적도 있었다.
안드라데-베레라는 2023년 시카고 연방 검찰이 판매할 계획이었다고 밝힌 약 5온스의 코카인을 구매한 혐의로 최근에 유죄를 인정했다. 그는 3년의 보호 관찰형을 선고받고 2주 동안 구치소에 수감됐다.
아세로 초등학교 관계자는 학부모들에게 지난 26일 오전 8시 15 분에 ICE 요원들이 자신들의 학교 가까이에 있는 소토 고등학교 외부에서 몇몇 학생들에게 차를 타고 접근했다고 전했다. 학교 교직원이 두 명의 학생을 차에서 학교로 안내했으며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고 가족들에게 연락했다. 소토 고등학교는 아세로 초등학교와 같은 캠퍼스에 있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느 학교 소속인지는 불분명했다.
헬레나 스탱글 아세로 초등학교 문화담당주임교사는 교직원들이 프로토콜을 따랐다고 밝혔다. 그는 학교 웹사이트에 인권관련 매뉴얼이 있으며, ‘학부모의 권리 알기’ 등을 통해 정보를 정기적으로 공유한다고 말했다. 또한, 학부모들에게 “모든 학생들에게 가장 안전한 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활동을 계속 모니터링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스탱클 교사는 이런 상황이 전적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대량 추방 위협 때문인지는 알 수 없지만 1월 이후 출석률이 4% 정도 감소했다고 언급했다.
안드레아 오티즈 Brighton Park Neighborhood Council 국장은 “학교 관리자들이 신속하게 대처하고 학생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움직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지금에 이르면서 학부모들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는 것을 더 편안하게 느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오티즈 국장은 이번 사건이 학부모들의 두려움을 더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가족들이 안심하고 자녀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