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셀피족·모바일 세대 풀 스크린 선호
3D 트리플 카메라 대세…전면 스크린 가림 고민
스위블·팝업·슬라이드형 카메라 적용 늘어날 듯
스마트폰 카메라의 성능이 매년 업그레이드 되면서 ‘똑딱이’로도 불리는 컴팩트 카메라 시장을 대체한지 오래다. 카메라 업계는 미러리스 및 DSLR 하이엔드 고사양 제품으로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5~6개까지 달린 고성능 스마트폰 카메라가 쏟아지면서 타격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하이엔드 카메라 시장 점유율 1위인 캐논은 올해 1분기 실적보고서에서 카메라 판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979억엔(약 1조1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렌즈 교환식 카메라는 전년 대비 19% 줄어든 85만대에 그쳤다. 전체 카메라 시장은 연간 860만대로 이중 캐논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 대비 17% 줄어든 420만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캐논은 중국의 경기 둔화를 언급했지만 소비자들이 향상된 스마트폰 카메라로 이미지를 촬영하는 습관이 일상화 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출사’ 이끌던 카메라 시장 점령한 스마트폰 카메라
최근 스마트폰 추세는 6~7인치 안팎으로 화면 크기가 커지고 고성능 칩셋을 탑재해 고화질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후면 카메라의 경우 5~6개까지 늘어나고 3D 카메라까지 탑재하고 있다.
후면 카메라는 이미 렌즈 당 1200~1800만 화소를 뛰어넘었지만 전면 카메라는 이제 겨우 1000만 화소에 근접하고 있다. 화면을 가리지 않는 베젤리스 풀 스크린이 인기를 끌면서 카메라와 스피커의 위치 변화도 불가피해졌다.
지난 11일 삼성전자가 태국 방콕에서 공개한 갤럭시A80은 슬라이드 업 패널에 적용된 로테이팅(rotating) 트리플 렌즈 카메라가 주목을 받았다. 앞서 화웨이 P30 프로의 경우 후면에 잠만경, TOF 3D 카메라 등 쿼드 렌즈 카메라를 탑재해 눈길을 끌었지만 갤럭시A80은 후면 트리플 렌즈 카메라가 앞으로 회전해 후면 카메라 성능 그대로 전면 카메라처럼 사용할 수 있어 화제를 모았다.
일부 제조사들이 전면 카메라를 팝업 또는 슬라이드 형태로 내장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갤럭시A80처럼 고사양 후면 트리플 렌즈 카메라가 자동 로테이팅 또는 스위블(swivel) 방식으로 전면 카메라 역할까지 대체하는 제품은 없었다.
최근 공개된 특허문건에서 LG전자는 후면 트리플 렌즈, 전면 노치에 역시 트리플 렌즈가 적용된 디자인을 적용했다. 화웨이는 스마트폰 상단에 상시 돌출형 패널에 카메라를 배치했다. 샤오미의 Mi Mix3는 갤럭시A80처럼 풀 스크린을 위해 평소에는 숨어있지만 슬라이드 바를 밀면 안에 숨은 고정 카메라가 드러난다.
이미 스마트폰 업계는 소비자 니즈를 쫓아 DSLR급의 고화질 이미지 촬영을 위한 전후면 모두에 트리플 렌즈 카메라를 배치하고 있다.
그동안 중간 크기의 광각 렌즈만 주로 적용됐던 전면 카메라는 올해들어 더 많은 렌즈와 센서, 인공지능(AI) 프로세서를 탑재해 다양한 서비스와 연계하려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
애플은 아이폰X부터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을 탑재해 3차원 얼굴인식 기술인 페이스ID를 도입했고, 삼성은 갤럭시S10에 트리플 렌즈 카메라와 심도 센서를 적용해 더 나은 화질과 심도 조절 등 이미지를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갤럭시A80에도 트리플 4800만화소 기본 카메라와 3차원(3D) 심도 카메라·800만화소 초광각 카메라가 탑재돼 더 넓은 화각으로 여러 인물들과 다양한 배경에서 셀프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OIS(광학손떨림보장)가 명시 되지 않은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애플도 올해 신형 아이폰에 트리플 렌즈 카메라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면 노치는 유지될 전망이다.
◇ 풀 스크린 시대…전면 카메라와 스피커는 제자리 찾아 피난
아이폰X 등장 이후 스마트폰 업계는 본격적인 풀 스크린 시대에 접어들었다. 더 높은 화면 비율을 위해 카메라의 위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작년에 이어 올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카메라와 스피커가 화면에서 이동할 곳을 찾기 위해 분주해졌다.
2015년 화웨이가 공개한 아너 7i은 후면 카메라 렌즈를 플립 방식으로 세워 전면 카메라로 사용하는 독특한 방식이다. 이 메인 카메라는 듀얼 LED, 플래시, 오토 포커스가 장착 된 1300만화소로 HDR을 지원했지만 전반적인 스마트폰 사양 문제로 큰 반향을 일으키진 못했다.
오포는 최근 풀 스크린에 기기 상단부에 내장되어 있다가 사진 촬영시 팝업 형태로 튀어 나오는 오포 레노를 공개했지만 카메라 성능은 기존과 큰 차이가 없다.
레노버의 Z5 프로는 갤럭시A80처럼 슬라이드 방식이지만 후면 카메라가 따로 있다. 그나마 전면 듀얼 렌즈 카메라에 각각 1600만화소, 800만화소로 별도의 센서는 없다.
비보의 X27은 1600만화소 카메라가 상단에서 튀어나오는 리프팅 방식의 팝업 카메라를 선보였고, ZTE는 Axon V를 내놨다. 전면 카메라가 상단 우측에 돌출된 형태다.
◇ 새로운 세대를 위한 셀카 트렌드 이동…프리미엄의 급격한 변화는 주저
최근 젊은 층은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스냅챗, 스노우과 같은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소셜미디어와 서비스를 선호한다. 그동안 후면 카메라에 비해 저화질, 저품질 카메라 모듈이 탑재되면서 고화질, 선명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세대들에게는 전면 카메라 성능은 늘 불만이었다.
최근에는 전면 카메라에 듀얼렌즈, TOF 센서를 적용하는 플래그십 모델의 변화도 눈에 띈다. 카메라 트렌드가 찍는데서 실시간 보여주는 것으로 이동하고 있어서다.
다만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노치와 홀 펀치가 여전히 풀 스크린의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플래그십 소비자들이 디자인의 급진적인 변화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200만원에 달하는 고가 제품의 실험 대상이 되고싶어 하는 소비자는 없다.
무엇보다 스위블, 팝업, 슬라이딩, 폴딩과 같은 움직임이 있는 부품은 고장이나 먼지, 물 등에 취약하다는 점도 소비자의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한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자신을 드러내고 표현하는데 스스럼 없는 최근 세대들은 필터 앱을 이용해 전면 카메라의 부족한 화질을 보충했지만, 모바일 카메라 성능이 높아지면서 후면 못지 않은 고성능 전면 카메라와 센서가 탑재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만 풀 스크린 시대에 접어들면서 카메라와 스피커의 위치가 애매해졌다. 이제 막 지문인식 센서와 스피커를 디스플레이 안으로 내장하기 시작했다”며 “카메라 모듈은 더 작아지고 있지만 더 많은 렌즈와 센서를 집어 넣으려니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각종 아이디어 만큼 제조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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