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로욜, 세계 최초 폴더블폰 ‘플렉스파이’ 공개
외신·전문가들 “놀랍지만 제품 퀄리티는 의문”
삼성·화웨이 이어 LG전자도 내년 CES에 공개 전망
중국 제조사들 보급형 폴더블폰 대거 내놓을지 관심
세계 최초의 접히는 디스플레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공개하려 했던 삼성전자의 타이틀을 중국의 신생 디스플레이 제조업체가 거머쥐었다.
중국 센젠에 제조설비를 갖춘 6년차 디스플레이 제조 스타트업 로욜(Royole)는 1일 중국 베이징 국가회의센터에서 신제품 발표회를 갖고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공개했다.
로욜은 자체 개발한 ‘찬이 2세대’ 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자사가 보유한 지식재산권(IP) 핵심기술 200여 가지가 적용됐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서 공개한 성능도 최신 기술이 대부분 포함됐다.
◇ 중국정부가 밀어주는 스타트업 로욜, ‘세계 최초’ 폴더블폰 공개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플렉스파이는 7.8인치 화면(접을 경우 4.3인치)에 앞뒤로 접고 펼칠 수 있으며 두께 7.6㎜, 무게 320g, 지문인식과 듀얼 카메라, 퀄컴 스냅드래곤 8 시리즈 칩셋, 애플 A12 바이오닉 칩셋을 독점 생산하는 대만 TSMC의 7나노 공정을 채택한 인공지능(AI) 이미지 알고리즘 적용, 5G 애플리케이션이 지원되며 고속충전을 지원하고 20만 번 이상 접었다 펴도 디스플레이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가격은 8999위안(약 146만원)부터 1만2999위안(약 211만원) 수준이다.
‘듣도 보도 못한’ 로욜의 등장은 화제가 됐지만 하루만에 해외 IT매체들의 반응은 차가워졌다.
플렉스파이는 접이식 디스플레이의 최대 문제인 접거나 펼쳤을때 표면 우그러짐 현상이 심하고, 부족한 터치감도, 7.8인치 화면을 감안해도 208g인 6.5인치 아이폰XS맥스보다 무거운 320g의 무게, 완전히 밀착해 접히지 않아 구부렸을때 부피는 더 큰데다 제품에 신뢰를 가지기에는 기술력에 의문이 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마디로 소비자가 200만원을 들여 선택할만큼 상품성이 충분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은 가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전문 제조사가 아닌 로욜의 대량생산이 쉽지 않고 확산의 주체도 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나 화웨이, 애플 등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연구·개발하면서도 출시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이유도 이때문이다. 애플이 촉발시킨 21세기 베스트셀러 스마트폰을 10여년 만에 대체할 상품이 나올 것이냐는 기대치가 한껏 높아진 것도 부담이다.
◇ 삼성, 7일 SDC에서 시제품 공개 전망…”LG전자도 내년 CES서 시제품 공개”
삼성전자는 오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개발자회의(SDC 2018)’에서 폴더블폰의 실체를 공개할 예정이다. 참가자들이 직접 만져볼만한 시제품까지 공개할지는 미지수지만 내년 상반기 폴더블폰 양산계획을 갖고있는 만큼 시제품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디스플레이 기술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삼성전자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한다면 시장에 상당한 파급력이 예상된다. 다만 업계는 소비자 반응과 높은 생산비용을 감안해 삼성전자가 제품 한정판매에 머물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스틱스(SA)는 폴더블 스마트폰 예상 판매량이 2019년 300만대에 불과하겠지만 2020년 1400만대, 2021년 3000만대, 2022년 5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LG전자도 뛰어든다. 삼성과 함께 세계 최고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보유한 LG전자는 이미 지난 CES 2018에서 롤러블 디스플레이 TV를 선보이며 능력을 과시한 바 있다.
미국 IT매체 벤처비트 모바일부문 편집자이자 정보통인 이반 블라스는 지난달 31일 트위터(@evleaks)를 통해 LG전자가 내년 CES 2019 키노트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LG전자는 국내외에서 삼성전자보다 많은 폴더블 스마트폰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데다 LG전자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책임자인 켄 홍이 “CES에서 무엇이든지 가능하다”며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LG전자 측은 “아직 내년 CES 출품 제품에 대해 말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업계에서는 내년 하반기 상용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수년 전 일본과 대만, 중국 등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시제품을 내놓은 바 있지만 듀얼 LCD 스크린을 결합하는 방식이었거나 접이식 디스플레이를 사용할만한 수준이 되지 못했다. 보급 여부는 불투명하지만 상용화 단계의 제품을 내놓은 것은 로욜이 유일하다.
◇ 중국의 거센 추격, 애플 마이크로LED·액체금속 개발중…성공 열쇠는 ‘완성도·편의성·가격’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출하량 기준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은 지난 2015년 12.2%에서 2016년 3.3%로 떨어졌고 지난해에는 1.3%까지 추락했다했다. 올해는 0.5%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으로 접어들며 판매속도가 완만해지고 애플처럼 프리미엄 고가전략으로 수익을 보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폰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절실함이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에 군불을 지피고 있는 셈이다.
자유롭게 휘고 펴지는 디스플레이는 연관 산업에도 파급력이 크다.
이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기술업계를 호령하겠며 ‘기술굴기’를 전면에 내세운 중국은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가장 적극적이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에 이어 연내 시제품을 공개할 예정이고 샤오미, 오포, 비보, ZTE 등 신흥시장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제조사들도 앞다퉈 폴더블 스마트폰 개발에 뛰어든 상태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절대적 위치를 가지고 있는 애플은 차세대 디스플레이 마이크로LED와 자유자재로 금속을 변형할 수 있는 액체금속 등을 이용한 폴더블 스마트폰 기술 확보에 주력하며 2020년 이후 상용화 전망이 나온다.
업계는 기술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중국 제조사들의 보급형 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도 비슷한 시기 쏟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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