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북한을 ‘기회의 땅’이라 여기는 까닭은?

Financial World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사회간접자본 개발하려면 ‘금융’ 필수, 통일 수혜 전망

“문재인 대통령이 오시면 걱정스러운 것이 우리 교통이 불비해서 불편을 드릴 것 같다…(중략) 북에 오면 참으로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

지난달 27일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사말로 문 대통령에게 건넨 발언이다. 이날 남북 정상이 합의한 ‘판문점 선언’에도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가 포함됐다.

남북관계 해빙무드가 급격하게 무르익고 김 위원장이 직접 북한의 낙후된 도로를 언급하며 도로를 포함한 북한의 사회간접자본(SOC) 개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러한 남북경제협력 기대감 속에 철도 관련 주가가 무더기로 상한가 행진을 보이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금융권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사회간접자본을 개발하려면 금융 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금융권도 통일 이슈에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남북경제협력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의 필요성 주목

한국금융연구원 이윤석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월 ‘남북경제협력 강화와 금융부문의 대응’ 보고서를 통해 “남북 경협 사업들은 대부분 인프라 관련 프로젝트들”이라면서 남북 경협 과정에서의 금융회사들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금융부문은 기존 인프라 투자 경험을 바탕으로 선제적인 대응을 해나가야 한다”면서 시공사와 금융회사가 공동으로 협력해 자본을 유치하는 민관협력사업(PPP·Public-Private Partnership) 형태의 인프라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2014년 금융위원회가 발간한 ‘한반도 통일과 금융의 역할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철도, 도로, 전력 등 인프라 수요는 총 1400억 달러(우리돈 150조원)로 추정된다.

꾸준히 SOC 사업에 관심을 기울여 온 KB국민, 우리, 신한, IBK기업은행 등은 남북 경협이 재개되면 신규 인프라 투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권, 남북간 인프라 구축으로 인한 금융사업 계획 개발의지 밝혀

주요 은행들은 지금까지 활발히 진행해 온 도로, 항만 등 각종 인프라 금융사업의 경험을 살려 북한 내 인프라 사업 참여 기회가 주어지면 금융주선 및 주관사로서 역할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은 부산~김해 경량전철 리파이낸싱 단독 주선(9537억원), 평택~부여~익산(서부내륙) 고속도로 대표주선(2조 3674억원) 등 지난 1년 간 총 6건의 인프라 사업을 진행한 바 있다.

최근 허인 국민은행장은 “남북한 관계가 서로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가고 경제적 개방이 지금보다 커졌을 때 금융권과 시중은행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심층 연구를 하고 있다”며 “가장 우선적으로 SOC 등 인프라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라는 의지를 내비쳤다.

신한은행은 2016년 고성그린파워 석탄화력발전사업과 대구혁신도시 열병합 발전사업, 2017년 상주영천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리파이낸싱과 송산봉담고속도로 민간투자사업 금융 등을 주선했으며, 현재 진행중인 GTX A노선 사업에서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진행 과정을 모니터링 하면서 참여 여부를 결정하겠지만 기회가 오면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대북 금융 관련 사업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수행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통일 전 독일의 상황과 유사한 환경

실제 독일의 경우도 이와 유사하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지난달 22일 보고서에 따르면, 통일 수혜주가 금융업종에 집중됐다. 통일 수혜주로 건설, 산업재 등 유틸리티 업종이 주로 떠오르지만, 정작 주가 상승은 금융업종에 집중됐다는 것.

독일은 통일 이전에는 음식료, 건설, 산업재 업종이 상승세를 탔지만 통일 이후 3년 동안 은행, 보험 등 금융업종의 강세가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경우 이미 중국을 중심으로 인프라 투자가 진행된 부분도 있다”며 “민간투자의 지원 정책에 대한 금융 수요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금융주 상승세가 전망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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