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부패총리 퇴진 시위’…공산정권 붕괴 후 최대 규모

(사진=연합뉴스)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서 23일(현지시간) 안드레이 바비스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날 시위에는 약 25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지난 1989년 공산정권을 무너뜨린 시위 이후 최대규모다.

경찰은 시위대의 수를 밝히지 않았으나 체코 이동통신사 T모바일은 네트워크 데이터를 기반으로 25만8000여 명이 운집한 것으로 집계했다.

이날 시위는 지난 4일 프라하 바츨라프 광장에서 12만명이 총리 퇴진을 촉구한 이후 보름여만에 규모가 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이다.

시위대가 퇴진을 요구하는 안드레이 바비스 총리는 최근 유럽연합(EU) 보조금 유용 스캔들에 휩싸였다. 

체코에서 두 번째로 부자인 바비스 총리는 체코의 고질적인 부패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공약으로 지난 2017년 총리직에 올랐으나, 그가 소유한 기업이 200만유로(약 26억 원)의 EU보조금을 불법적으로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체코 경찰은 지난 4월 바비스 총리에게 사기 혐의가 있다는 수사 결과를 내놓았지만 바비스 총리는 법무부 장관을 해임하고 대신 측근을 앉히면서 재판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비정부기구 ‘밀리언 모먼츠 포 데모크러시’를 세운 신학생 미쿨라스 미나르(26)는 시위대 앞에서 “우리나라는 많은 문제를 안고 있고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하고, “총리의 유일한 고민은 자신의 개인적인 문제에서 어떻게 벗어나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 총리가 범죄 수사를 받는 사람이 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c) 노컷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