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한국전쟁’ 발언 이후 미국과 중국이 전쟁 원인을 두고 맞부딪힌 모양새다.
미국은 북한의 ‘남침’이라고 규정한 반면, 중국은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해 북한을 돕는다)’를 주장하고 있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연설과 관련한 기사를 리트윗하며 “북한은 1950년 6월 25일 마오쩌둥의 지원으로 남한을 침공했다”고 강조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자유 국가들이 반격하자 중국 공산당은 압록강을 건너 수십만명의 병력을 보내 한반도에 참화를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사실상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 시 주석의 주장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방탄소년단은 지난 7일 한미우호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의 ‘밴플리트상’을 수상했다. 방탄소년단의 리더 알엠(RM)은 수상 소감으로 한국전쟁을 언급하며 “우리는 (한미)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국 네티즌은 반발했다. ‘침략자’인 미국을 막아 준 중국인의 희생을 무시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의 택배업계는 방탄소년단 관련 제품의 운송을 거부하고 나서기도 했다.
시 주석은 지난 23일 항미원조 참전 70주년 기념식에서 “항미원조 전쟁의 위대한 승리는 중화민족의 역사책에 영원히 새겨질 것”이라며 한국전쟁을 미국 제국주의 침략에 맞선 전쟁으로 규정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 발언을 정면 반박한 셈이다.
앞서 한국 외교부도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했다는 것은 부인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전쟁은 김일성이 스탈린과 마오쩌둥의 허락을 받아 남침한 것이 정설이다. 한때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학 석좌교수의 주장에 근거한 ‘미국의 남침 유도설’이 힘을 얻었으나 현재는 폐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