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출연하는 웹예능 중국어 자막에서 ‘김치’가 ‘파오차이'(泡菜)로 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5일 네이버 브이라이브 예능 ‘달려라 방탄'(Run BTS! 2021)에서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씨와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김치를 만들었다.
문제는 중국 팬들을 위해 표시되는 중국어 자막에서 발생했다. 영상에서 방탄소년단 멤버 등 출연진들은 ‘김치’라고 말하지만 중국어 자막에서 김치가 모두 ‘파오차이’라고 표기된 것이다.
앞서 중국은 파오차이를 김치의 기원으로 주장해 공분을 산 바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파오차이는 배추류, 겨자 줄기, 롱빈(줄콩), 고추, 무, 당근 등을 소금에 절인 채소 제품으로 2020년 ISO(국제표준화기구)에 채택됐다.
파오차이가 기재된 ISO/FDIS 24220 문서에는 “이 문서는 김치에는 적용되지 않는다”(This document does not apply to Kimchi)라고 명시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홈페이지 캡처반면 김치는 배추에 고춧가루, 마늘, 생강, 파, 무 등으로 만들어진 혼합 양념으로 버무려 발효시킨 제품으로, 2001년 코덱스(Codex, 국제식품규격위원회) 세계 규격으로 채택됐다.
코덱스는 국제 식품교역의 촉진 및 소비자의 건강 보호를 목적으로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 설립한 국제식품규격위원회로 식품에 대한 표준, 실행규범 및 지침을 제정하는 국제기구다.
브이라이브를 운영하는 네이버 측은 논란에 대해 “해당 자막은 농림축산식품부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김치 중국어 표기에 대한 입장을 참고해 번역을 진행했다”며 “국립국어원, 문체부 등 관련 기관에 표기법에 대해 문의하고 회신을 기다리는 중이며 정부 의견에 따라 표기법을 준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 캡처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 2020년 7월 제정한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 훈령 제427호에는 ‘중국에서 이미 널리 쓰이고 있는 음식명의 관용적인 표기는 그대로 인정한다’라는 대목에서 예시로 김치찌개를 파오차이탕(泡菜汤)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지난 4월 해당 문제를 지적하며 시정을 요청했다. 반크는 파오차이 대신 정부가 김치의 중국 이름으로 정한 ‘신치'(辛奇) 등 새로운 이름으로 수정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향후 국민 정서 등을 고려해 농림축산식품부 등 관계부처와 전문가의 협의를 거쳐 훈령을 정비해나가겠다”고 답했지만 현재까지 고쳐지지 않았다.
네이버 브이라이브는 연예인과 팬들이 방송을 통해 만나는 플랫폼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1억 다운로드, 월간활성사용자(MAU)수 3천만 명에 달한다. 방탄소년단의 해당 예능 영상은 약 460만 뷰를 넘어섰다.
누리꾼들은 “방탄은 김치를 홍보하고 있는데 김치를 파오차이로 내보냈다”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