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 기반 커넥티드 홈’ 내년 말 소스 초안 공개
삼성, 필립스, 이케아 등 오픈 소스 구축에 참가
파편화된 스마트홈 플랫폼 시장을 하나로 묶기 위해 애플과 구글, 아마존이 뭉쳤다. 점유율 확대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던 이들 IT 공룡 기업들이 손을 잡으면서 구글 어시스턴트, 시리, 알렉사 등 각기 다른 프로토콜을 적용해야 했던 제조사들의 불편을 줄이고 시장 확대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홈 오토메이션, 산업 자동화를 위한 프로토콜 표준 제정 비영리 단체 지그비 얼라이언스(ZigBee Alliance)는 애플, 구글, 아마존과 함께 새로운 다자 플랫폼 연동 스마트홈 연결 표준을 마련하는 ‘IP 기반 프로젝트 커넥티드 홈(Project Connected Home over IP)’를 결성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홈 디바이스 시장은 2019년 한 해 동안 연간 23.5% 고속성장하며 모두 8억1500만대의 장치가 출하되고, 2023년에는 13억9천만대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업계는 파편화된 플랫폼으로 인해 제조사와 소비자의 선택지가 좁아지면서 시장 확대에 발목을 잡고 있다는 우려를 표명해왔다.
지금까지는 스마트 조명 제조사가 애플(HomeKit), 구글(Weave), 아마존(Alexa)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각기 다른 플랫폼을 탑재한 여러 버전을 출시해야 했지만 오픈 소스 기반의 새로운 표준을 사용하면 하나의 제품에서 소비자가 선호하는 iOS나 안드로이드, 또는 알렉사와 같은 음성지원 플랫폼을 쉽게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로열티가 없는 무료 개방형 표준이라는 점도 많은 제조사를 유인하는 강점이다.
‘IP 기반 프로젝트 커넥티드 홈’ 그룹에는 이들 3사 외에도 삼성 스마트씽(SmartThings), 이케아, 시그니파이(Signify), 필립스 휴(Hue) 등 다른 스마트홈 프로토콜을 가진 제조사들도 참여해 광범위한 스마트홈 통신 표준 마련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 표준은 인터넷 프로토콜(IP)을 기반으로 하지만 Wi-Fi나 블루투스 기반 장치도 지원한다. 반드시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연결방식은 제조사 몫이다. 무엇보다 보안성이 뛰어나다. IP는 장치와 다른 장치, 앱 또는 서비스 간의 통신에서 종단 간 보안 및 개인 정보를 보호하는데 탁월한 방식으로 꼽힌다. 모든 제조사가 IP 기반 동일 표준을 사용하면 외부의 해킹으로부터 네트워크를 방어하기도 용이해진다.
제품 제조를 단순화 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제조사로서는 크게 반길 일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자신이 사용하는 iOS 기반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스마트 스피커로 삼성이나 필립스 등의 스마트홈 가전과도 쉽게 연동돼 고민 없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그룹은 먼저 기업용 물리적 안전 장치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화재 및 가스 경보, 도어락, 스마트 플러그, 보안 시스템, 냉난방 제어가 포함된다. 이후 소비자 범용 장치로 확대한다.
이 표준은 2020년 하반기 표준 초안과 ‘예비 오픈 소스 구현(preliminary reference open source implementation)’을 발표할 계획이어서 일반 소비자들이 체감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스마트 보이스 전문매체 Voicebot.ai는 이번 연대의 가장 큰 승자는 애플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홈 시장에서 아마존의 점유율은 62%, 구글은 24%를 차지하고 있지만 애플의 점유율은 바닥권이다. 음성비서 시리나 스마트 스피커 홈팟과 연동되는 스마트홈 장치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이번 연대를 통해 애플에겐 오히려 기회가 되는 셈이다.
<저작권자(c) 노컷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