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쇼핑어드바이저 ‘샬롯’으로 온·오프라인 커머스 경쟁력 강화
롯데제과, 소셜데이터 분석해 탄생한 ‘꼬깔콘 버팔로윙맛’ 불티
KB손보, 챗봇이 고객문의 중 40%처리…’보이스봇’ 준비중
롯데쇼핑과 KB손해보험, 반도체 기업 A사 등 AI(인공지능)을 선도적으로 활용한 국내 대기업들의 기업운영 효율화부터 매출 증대까지 성과를 거두고 있다.
5일 서울 강남구 르메르디앙호텔에서 열린 ‘IBM 데이터와 AI 포럼’ 행사에서 이들 기업들은 IBM AI ‘왓슨’을 기업경영에 접목해 거둔 성과를 발표했다.
롯데쇼핑은 AI와 데이터 분석을 활용해 온·오프라인 커머스 경쟁력을 강화했다. 롯데쇼핑의 AI기반 쇼핑어드바이저 ‘샬롯’이 대표적이다. 샬롯은 상품정보와 고객 수요, 매장직원의 응대방식 등을 학습해 온라인에서 고객들이 원하는 물건을 찾는 것을 돕는다. 누적사용자는 2백만명, 샬롯이 매월 응대하는 상담건수는 30만건에 육박한다.
롯데쇼핑 김혜영 e커머스본부 AI COE센터장(상무)는 “외부에서 보기에는 ‘챗봇’이라는 빙산의 일각만 보이지만 그 뒤에 상품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추천엔진을 구축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그런 점이 샬롯과 다른 챗봇들과의 차별점”이라며 “롯데그룹 전체 고객수와 트래픽을 생각하면 샬롯의 성과는 미미하다고 볼 수 있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전 그룹이 ‘데이터를 잘 적립해야 활용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은 큰 교훈이고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앞으로 1~2년 내에 더 좋은 성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제과는 식품에 대한 소셜 트렌드와 제과시장 매출 데이터를 AI를 통해 분석해 좋은 성과를 얻었다. 유통 데이터와 소셜 데이터 등을 분석해 출시한 ‘빼빼로 깔라만시 상큼 요거트’와 ‘꼬깔콘 버팔로윙맛’ 등이 시장에서 소위 ‘대박’이 난 것이다.
김 센터장은 “많은 기업들이 소셜트랜드를 많이 분석하지만 이를 분석해서 나온 인사이트를 현업에 적용하는 것과는 괴리가 있다”며 “처음에는 과자를 만들때 어떻게 AI를 사용할지 모두 신기해했는데 우리는 ‘빼빼로’라는 제품 하나를 데이터로 분석한 것이 아니라 빼빼로를 이루는 재료들(초콜릿, 밀가루, 통깨 등)와 맛(달콤함과 씁쓸함 등) 등 각각의 속성을 다 분해해 속성단위로 소셜트랜드를 분석했고, 이런 결과를 결합해 제품 기획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 AI를 바탕으로 챗봇을 운영했다. 당초에는 AI가 5% 정도만 역할을 해준다면 괜찮겠다고 생각했는데 1년 동안 시스템을 운영한 결과 AI가 40%의 업무를 담당하게 됐다고 한다.
KB손보 서완우 디지털IT본부장(상무)은 “명절에 고객들의 수요가 많은 ‘단기운전확대특약’은 고객은 물론 직원들에게도 어려운 용어”라며 “이전에는 ‘명절에 다른 가족이 운전할 수 있는 단기보험을 들고 싶다’는 고객 요청에 콜센터 직원이 ‘단기운전확대특약’을 안내하는 식이였다면 이제는 ‘나 오늘만 사촌형이 운전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입력하면 AI가 ‘오늘만’, ‘사촌형’ 등의 키워드를 분석해 단기운전확대특약 신청 경로로 안내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KB손보는 음성기반 챗봇개념인 ‘보이스봇’도 다음달 도입을 목표로 준비중이다. 콜센터를 통한 신규 보험계약 체결 시 완전판매를 위한 설명을 듣고 자필서명을 했는지 확인해야 하는 업무를 사람 대신 AI가 그 업무를 하는 것이다.
반도체 기업 A사는 AI를 제품 불량검사에 활용하고 있다. AI가 제품 불량검사 과정을 학습한 뒤 이를 수행하는 것이다. A사 관계자는 다만 AI가 사람을 대체한다기 보다 사람의 보조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전했따.
이 관계자는 “AI가 사람을 대체한다기보다 AI가 하는 업무를 사람이 모니터링하고 티칭(teaching)하는 일을 해야 한다”며 “관리자는 직접 업무를 수행하던 사람들의 역할을 AI가 수행한 업무를 모니터링 하는 역할로 바꿔주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에서 AI 도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리더가 AI를 이해하고 적용 시 일하는 방식 등 현장 변화를 예상해야 한다”며 “파일럿으로 우선 가치를 보여준 뒤 현장에서 받아들이고 사람과 조직이 변화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한국IBM 장화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AI는 똑똑한 조수 역할일 뿐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기술이 고도화되며 AI(인공지능)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일축했다.
장 대표는 “AI가 굳이 인간을 대처한다면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이 ‘AI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을 대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인사말을 하며 디지털휴먼인 ‘빈센트’를 최초로 공개하고, 그와 대화를 주고받으며 IBM의 기술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자이언트스텝에서 개발해 IBM의 AI ‘왓슨’ 대화기능을 바탕으로 상용화를 진행 중인 디지털휴먼인 빈센트는 이날 행사 소개 등 정보대화기능은 물론 장 대표와 농담을 주고받는 감성대화까지 선보이며 기술력을 자랑했다.
이날 행사를 소개해달라는 장 대표의 요청에 이날 행사에서 다뤄지는 주제를 소개한 빈센트는 “제가 장 대표님을 닮지 않았냐. 아니 제가 좀 더 잘 생긴 것 같긴 하다”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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