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정상 ‘허심탄회’ 회담 후 비핵화 수위 조절할 듯
2018 남북정상회담은 양 정상이 공동으로 발표하는 합의문이 될 ‘판문점 선언’에 비핵화가 명문화 되는지 여부에 따라 성패가 달렸다. 남북 정상이 최초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할지, 그 수위는 어느 정도인지가 관건이다.
◇ 남북 정상, 비핵화 해법 도출해 낼 지 ‘주목’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비핵화’가 포함된 것은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세 번째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최초로 의제에 포함된 데다, 남북이 가장 첫 손으로 꼽는 중요한 의제이기 때문이다. ①비핵화 ②평화체제 ③남북관계 개선 등 주요 의제는 세 가지지만, 비핵화 합의 없이는 평화체제나 남북관계 개선 등에 대해 논의할 수 없다고 우리 측은 배수진을 쳤다.
우리 측이 이처럼 비핵화를 주요하게 논의 테이블로 올리려는 이유는 북한의 핵이 상당 수준으로 고도화됐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만큼 고도화되고, 이를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군사 행동마저 우려되는 상황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과거 두 차례 열린 남북정상회담은 회담과 성격 자체가 다르다. 과거 정상회담은 성사 자체만으로 ‘큰 성과’로 기록됐지만, 이번 정상회담은 그렇지 않다. 비핵화의 해법을 양 정상이 도출해 낼지가 관건이다.
다만 남북만이 합의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하지만 북미 사이에서 ‘창조적 중재자’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며 실마리가 보이자 이를 공식화하고 ‘방법론’에 대한 고심을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47개사 언론사 사장단 오찬간담회에서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조건을 제시하지도 않았다”면서 “종전선언에 대한 합의는 어렵지 않겠지만 그 목표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현시켜 나갈 것인가하는 방안들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 ‘판문점 선언’ 비핵화 수위 조절해 진전된 내용 담길 듯
하지만 비핵화 의지에 대한 양 정상의 입장이 다를 수 있어 이에 대한 조율이 필요하다. 물밑으로 비핵화에 대한 명시적 합의를 이뤘을 지라도 향후 일정 등을 포함한 구체적인 부분에서 얼마나 뜻이 맞을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어서다.
양 정상의 논의가 얼마나 허심탄회하게 진행 돼 큰 결단을 내릴 지는 온전히 회담 결과를 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임종석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회담 하루 전날 브리핑에서 “비핵화의 명시적 합의가 있다고 해도 이것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까지, 정상들 사이 공감대를 이룰 수 있을지는 참모들이 결정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핵심은 정상들 사이 몫으로 고스란히 남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남북은 ‘판문점 선언’ 초안을 마무리 짓고 핵심 의제인 비핵화 의지를 담는 문구와 관련해 ‘수위’ 부분만 남겨놓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내용은 특사단이 밝힌 비핵화 관련 언급보다 진전된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당시 특사단은 “북측은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한에 대한 군사적 위협이 해소되고 북한의 체제 안전이 보장된다면 핵을 보유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명백히 했다”고 전했다.
핵동결 이후 핵사찰과 최종적 핵폐기 등 비핵화 구체적 로드맵은 북미정상회담을 전후해 가시될 전망이다. 북한이 비핵화 대가로 바라고 있는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 안전 보장은 미국과 담판지어야 할 사안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c) 노컷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