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예상보다 10배 더 많은 아이폰 배터리 교체
수익 악화 영향…팀 쿡 CEO도 직접 언급
평균 100~200만대 → 실제 교체 1100만대 달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 판매 실적 부진의 이유로 배터리 할인 교체 프로그램을 지목한 것은 사실이었다.
애플 전문가 존 그루버는 14일(현지시간) 자신의 블로그 대어링 파이어볼(Daring Fireball)을 통해 애플이 당초 100~200만대로 예상한 배터리 할인 교체가 예상치의 10배가 넘는 1100만대에 달했다고 애플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2일 투자자들에게 회사 전망치를 낮춘 서한을 보낸 이후 팀 쿡이 주도한 애플 임직원 총회(all-hands meeting)가 최근 열렸다는 소식을 전하기는 했지만 배터리 교체 아이폰 대수가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배터리 교체 프로그램은 지난해 12월까지 보증기간이 만료된 아이폰6 이상 사용자를 대상으로 배터리 교체 비용을 79달러에서 29달러(한국 3만4천원)로 1년간 낮추는 것이 골자다.
애플이 구형 아이폰의 배터리 노후화를 이유로 성능을 의도적으로 저하시켰다는 논란이 촉발하자 구형 아이폰 배터리 교체 비용을 대폭 할인하는 배터리 교체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
10만원 안팎이던 비용이 대폭 낮아진데다 배터리 교체만으로 아이폰이 다시금 최고 성능을 발휘한다고 소개한 애플은 그럼에도 최신 기술이 적용된 신형 아이폰 교체 비율이 더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매년 배터리 교체 대수는 평균 100~200만대 수준으로 예상과 달리 지난 1년간 배터리를 교체한 아이폰이 1100만대에 달하면서 신형 아이폰 매출에 상당한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팀 쿡은 2일 1분기 매출 전망치를 낮추면서 미-중 무역 분쟁과 중국의 경제 둔화 등 거시적인 이유와 함께 “통신 사업자 보조금이 줄어들었고, 달러 강세에 따른 가격 인상과 저렴한 배터리 교체 프로그램이 아이폰 업그레이드를 약화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상당수 구형 아이폰 사용자들의 배터리 교체가 지난 연말 애플의 수익에 악영향을 미친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고, 씨넷은 “수많은 아이폰 사용자들이 신형 아이폰으로 바꾸지 않고, 29달러만 내고 배터리만 교체해서 쓴다면 애플에게 많은 손실을 가져다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아이폰 등 애플 제품 생산량 축소에 나선데 이어 지난 4분기 12월 서비스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하는데 그쳐 전망치인 27%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RBC캐피탈마켓은 애플 성장에 둔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티브 잡스 이후 애플 불패가도를 이어오며 꽃길만 걷던 팀 쿡의 입지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저작권자(c) 노컷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