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혼인율 하락 등으로 경영난을 겪던 미국 최대 웨딩드레스업체가 4억 달러(약 4천510억원) 상당의 채무를 재조정하는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갔다.
뉴욕타임스(NYT)는 19일(현지시간) 데이비드즈 브라이덜(David’s Bridal)이 델라웨어 파산법원에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국의 혼인율이 하락하고 웨딩드레스를 주문 제작하기보다 온라인으로 기성복을 주문하는 경우가 늘면서 웨딩드레스업체들의 경영이 악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데이비드즈는 파산보호를 신청하기 전에 채권자들과 6천만 달러(약 676억원)의 신규 자본조달과 1억2천500만 달러 규모의 회전신용편의(Revolving credit facility) 계약을 갱신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달 대출 이자를 상환하지 못했으며 이번 파산보호신청을 통해 내년 1월에 정상화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1950년대 플로리다에서 개인 웨딩드레스 매장으로 시작한 데이비드즈는 웨딩드레스를 비롯한 각종 드레스와 턱시도, 액세서리 등을 판매하는 미국 최대 웨딩업체로 북미 지역 매장이 300여곳에 이른다.
스콧 키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300여 매장은 모두 영업을 계속하며 모든 주문 제품도 약속대로 배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2년 사모펀드 CD&R가 이 회사를 인수했다가 10억5천만 달러에 처분했다.
시장조사업체 이비스월드에 따르면 평균 웨딩드레스 구입 가격은 2012년 1천211달러에서 2016년 1천564달러로 올랐지만, 미국의 혼인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중국산 저가 제품이 온라인으로 팔리면서 기존 업체들의 업황이 나빠졌다.
유명 웨딩드레스업체인 알프레드 안젤로는 지난해 갑작스레 매장 수십 곳을 폐점하고 파산보호를 신청했으며, 의류업체 제이크루는 2016년 웨딩드레스 부문을 접은 바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미국의 조혼인율(인구 1천명당 혼인 건수)은 1996년 8.8건, 2006년 7.5건, 2016년 6.9건 등으로 꾸준히 낮아졌다. 다만, 2016년 기준으로 미국 조혼인율은 OECD 평균 4.8건보다 훨씬 높았으며 터키(7.5건)와 리투아니아(7.4건)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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