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18일 중국 증시 2% 넘게 폭락하며 반등에 실패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17일(현지시간) 하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이 아닌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하며 파국을 피해갔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는 초강수를 택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결정이 미중 무역전쟁의 극한 대립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지는 미지수다.
이날 미국 재무부가 내놓은 환율보고서는 중국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그대로 실려있다. 특히 “위안화 환율이 투명하지 않고 내년 상반기 보고서를 낼 때까지 면밀하게 조사하겠다”며 이번 결정이 한시적 조치가 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도 성명에서 “중국의 통화 투명성 부족과 최근의 통화 약세를 특히 우려한다”며 “이는 공정하고 더 균형 잡힌 무역을 달성하는 데 주요 도전과제(major challenges)를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미국 정부의 이같은 결정을 “당연한 결과”라면서도 “환율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라”고 미국을 비판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분류하지 않은 것은 기본 상식과 국제사회의 인식에 부합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 중국은 통화 절하 경쟁에 참여할 생각이 없으며 위안화 환율을 도구로 이용해 무역 경쟁에 대응할 의향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객관적인 사실을 존중해야 하며 환율 문제를 정치화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중국의 대표적 주가지수인 상하이종합지수는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음에도 전 거래일보다 2.94% 급락한 2,486.42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월 고점 대비 30.58%가 떨어졌으며 지난 2006년 5월의 사상 최고점인 5,178.19에 비해서는 50% 이상 꺾이며 주가가 반토막이 난 상태다.
하지만 불안한 주식시장의 경고음에도 중국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이 자국 기업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가오펑(高峰)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중 무역전쟁 영향은) 중국 기업에 제한적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리스크는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가오 대변인은 “현재 대부분의 중국 기업은 도전 속에서 충분한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각급 정부 또한 적극적인 조처를 해서 기업들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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