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모바일 개편, 텍스트 검색 ‘그린윈도우’ 터치 검색 ‘그린닷’ 배치
“네이버의 본연인 연결만 남기고 다 뺐습니다”
네이버가 모바일 첫 화면을 개편한다. 뉴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실검) 등으로 채워졌던 모바일 첫 화면의 상당부분이 빠지고 구글처럼 첫 화면에 검색창 ‘그린윈도우’를 뒀다. 또 하단에는 스마트렌즈·음악·어라운드 등 추천 기반 인터랙티브 검색버튼 ‘그린닷’을 새롭게 배치했다.
네이버는 1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네이버 커넥트 2019’에서 모바일 개편의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매년 열리는 커넥트 행사는 네이버가 스몰비즈니스(소상공인), 크리에이터, 광고주, 창업자 등 파트너들에게 사업 성과와 향후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다.
두번째 화면에 ‘뉴스판’ 배치, 소비자가 직접 언론사 선정·구독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기조연설을 통해 네이버의 모바일 개편 방안을 직접 발표했다. 앞서 네이버는 이른바 ‘드루킹 사태’로 댓글 조작 논란이 커지자 지난 5월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3분기 중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와 실검을 빼겠다”는 뉴스 서비스 개편안을 처음으로 발표했다. 당시 정치권의 압박에다 신뢰도에도 큰 타격을 입은 네이버는, 이후 네이버는 수십가지 모델의 개편안을 두고 내부 테스트를 진행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는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과 정보, 사람과 사람을 직접 연결해 왔다”면서 “우리가 기술과 데이터로 만든 공간에서 창작자나 사업자, 또 사용자가 직접 만나는 구조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현재 네이버 첫화면에 7개 뉴스, 20개의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네이버 이용자 3000만명의 시선을 집중시키는 현상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고민이 시작됐다”면서 “연결에 더욱 집중하고, 인공지능(AI) 기술로 보다 혁신의 영역을 마련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며 개편 배경을 설명했다.
네이버는 이번 개편에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등에서 논란이 된 뉴스 편집에 대한 서비스를 개선하고 콘텐츠를 확장하는 데 힘을 쏟았다.
첫 화면은 가볍고 깔끔해졌다. 네이버 상징인 녹색 검색창 ‘그린윈도우’와 인터랙티브 검색 버튼인 ‘그린닷’만 남겨두고 모두 비워내기로 했다. 네이버 본연인 ‘연결(connect)’에만 집중한 “‘검색홈’이 됐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그동안 첫 화면을 채우던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는 더이상 뜨지 않는다. 화면을 내리면 동그란 녹색 버튼 ‘그린닷’과 함께 날씨나 네이버 블로그, 카페, 메일 등 기본적인 정보와 바로가기 아이콘이 제공될 예정이다.
검색창 ‘그린윈도우’는 모바일 첫 화면 중심에, 그리고 기존과 동일하게 세부 페이지 최상단에 있다. 세부 페이지 내에서는 하단으로 당겨야 검색창이 나타난다.
‘그린닷’은 늘 사용자의 손끝이 닿는 곳에서 터치 한 번으로 스마트보이스·스마트렌즈·스마트어라운드 등 AI 기반의 다양한 기술 도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네이버 김승언 디자인 총괄은 “사용자의 시간, 위치, 현재 보고 있는 종류와 언어 등을 파악해, 사용자를 보다 깊이 있는 관심사로 연결하거나 번역 등과 같은 편의를 제공하는 인터랙티브 버튼”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뉴스나 노란 실크 원피스를 쇼핑하는 도중 ‘그린닷’을 터치하면 각각 AiRS(콘텐츠 추천 기술) 및 AiTEMS(상품 추천 기술)이 관련 있는 뉴스를 추천하거나 노란색/실크소재/원피스라는 주제로 더욱 다양한 상품을 보여주는 식이다. 류현진 선수 기사를 보다 그린닷을 누르면 밀접한 기사나 방어율 등 선수 정보, 기록 등도 곧바로 볼 수 있다. 장소 검색이나 외국어 번역도 그린닷에서 다양한 추천을 받을 수 있다.
김승언 총괄은 “그린윈도우가 ‘텍스트 검색’의 아이콘이라면 그린닷은 ‘터치 검색'”이라면서 “그린윈도우는 3000만 사용자의 익숙한 사용경험을 유지한다면, 그린닷은 보다 입체적인 새로운 ‘연결’의 경험을 제공하다”고 설명했다.
뉴스는 메인에서 화면을 왼쪽으로 밀면 나오는 두 번째 화면 ‘뉴스판’으로 넘어간다. 이때 나오는 뉴스는 사용자가 개별적으로 구독한 언론사 채널을 기반으로 한다. 사용자 취향에 맞춘 네이버의 AI 콘텐츠 추천 시스템인 ‘AiRS 추천 뉴스’도 나온다. 언론사가 직접 배열한 기사와 개인화된 AI 추천 뉴스피드가 제공되는 식이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도 첫 화면이 아닌 사용자가 선택한 화면으로 옮겨진다. 명칭은 실시간을 뺀 ‘급상승 검색어’로 바뀐다. 또 실명 인증자의 검색 내역만 집계한다. 다수의 사용자가 특정 검색어를 순위권에 올리기 위해 ‘작업’하는 일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연령대별·시간대별·주제별로 많이 클릭된 검색어 등 다양한 검색차트를 제공한다.
첫 화면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펼쳐지던 화면은 왼쪽 방향으로도 펼쳐진다. 오른쪽으로 스와이프(밀어 넘기기) 했을 때 나오는 ‘이스트랜드(East Land)’는 사용자가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스포츠, 연예, 육아, 우리 동네 등 관심사 및 텍스트 중심의 UI(User Interface)를 유지한다.
웨스트랩(West Lab)에서는 커머스와 인플루언스 위주의 요즘유행, 랭킹템, 마이(MY)페이지로 구성된다. 김 총괄은 “매일 새롭게 네이버에 올라오는 116만 건의 창작물과 1810만 건의 상품들이 사용자의 즐겁고 편리한 경험 통해, 소개되고 발견될 수 있도록 과감한 시도를 담을 공간을 마련했다”면서 “웨스트랩은 새로운 실험과 시도가 가능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될 수 있으며, 첫 대상은 커머스”라고 밝혔다.
아웃링크 방식의 뉴스 서비스에 대해서는 이번 행사에서 별도로 밝히지 않았다. 아웃링크란 포털이 아닌 해당 언론사 페이지로 이동해 뉴스를 보는 방식이다.
한성숙 대표는 “커넥트 행사는 일반 파트너를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이번 행사에서는 모바일 네이버의 디자인적 변화만 얘기하게 될 것”이라며 “아웃링크 등 뉴스 유통 정책 등은 지금도 내부에서 고민 중이며 언론사 등 미디어 파트너와 별도의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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