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 텍사스에서 홍역에 걸린 한 초등학생이 숨졌다. 이는 미국에서 10년 만에 발생한 홍역 사망 사례다. 러벅 시 보건국에 따르면 사망한 어린이는 홍역 예방접종을 받지 않았다.
러벅 시 보건국의 캐서린 웰스 국장은 이번 사망이 서부 텍사스 농촌 지역에서 빠르게 확산 중인 홍역 집단 감염과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확인된 감염자는 최소 124명으로 이 중 대부분이 어린이다.
텍사스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입원한 환자는 최소 18명이다. 그러나 이 수치는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러벅의 코버넌트 어린이병원 소아과 의사인 라라 존슨 박사는 자신의 의료팀이 지금까지 약 20명의 홍역 환자를 치료했다고 밝혔다.
존슨 박사는 입원한 모든 어린이가 호흡 곤란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았으며 예방접종을 받은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현재 홍역 감염 사례는 뉴멕시코와 접한 텍사스 일부 지역에서 발생했다. 뉴멕시코에서도 9건의 홍역 사례가 보고됐지만 이번 발병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홍역의 감염 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텍사스주 보건복지부는 유전자형 분석 결과 이번 발병이 유럽과 세계보건기구(WHO) 동부 지중해 지역(북아프리카, 중동, 서남아시아 포함)에서 유행 중인 D8형 홍역 바이러스와 관련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백신 접종과 연관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례는 2015년 워싱턴주에서 홍역으로 여성이 사망한 이후 미국에서 보고된 첫 사망 사례다. 당시 보건 당국은 해당 여성이 농촌 지역의 한 병원에서 홍역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홍역은 2000년 광범위한 MMR(홍역·유행성이하선염·풍진) 백신 접종으로 미국에서 박멸된 것으로 간주됐다. CDC에 따르면 MMR 백신 2회 접종시 홍역 예방 효과는 97%에 달한다. <김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