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실베이니아에서 수백 마리의 새가 하늘에서 떨어져 죽는 장면이 목격되고 있다. 원인은 미국 전역의 가금류와 유제품 농장을 황폐화시키고 간헐적으로 사람에게까지 전염되고 있는 H5N1 조류독감 바이러스로 추정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포코노 지역의 한 야생동물 보호 비영리단체는 여러 마리의 흰기러기가 바이러스에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포코노 야생동물센터의 공동 이사인 자닌 탠크레디는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하늘에서 새가 떨어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보고했다”며 “이 바이러스는 신경학적으로 새를 마비시켜 방향 감각을 잃게 만들며 나무나 집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탠크레디는 최근 며칠간 팀이 검진한 35마리의 흰기러기 모두가 H5N1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 영향을 받은 새의 수는 “수천 마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지 주민들에게는 죽은 새나 살아 있는 새와 접촉하지 말고 애완동물이 물가나 사체에 가까이 가지 않도록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현재까지 펜실베이니아에서 인간 감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나 다른 10개 주에서는 감염 사례가 확인됐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인간 감염 37건이 보고되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과학자들은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통해 인간에게 더 쉽게 전염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CDC는 루이지애나 중증 환자와 관련된 바이러스를 분석한 결과 감염된 가축에서 발견되지 않은 돌연변이가 환자의 체내에서 발생했음을 확인했다. 다행히 이 돌연변이는 바이러스의 전반적인 ‘조류적 특성’을 크게 변화시키지는 않았으며 여전히 새를 주로 감염시키는 특성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탠크레디는 감염된 새들이 도착 즉시 안락사 처리되고 있으며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나사렛 지역의 한 채석장에서 수백 마리의 죽은 새를 발견했으며 실제 영향을 받은 새의 수는 “아마 수천 마리”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조류독감은 공기를 통해 감염되며 감염된 비말이 호흡기로 유입되거나 입, 눈, 코를 통해 전파된다. 가축과 농가에 미치는 경제적 피해는 막대하며 감염된 가축을 도태시키면서 식료품 공급 감소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해졌다. <김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