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10일 연방정부의 이민비자 취소 결정을 검토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다. 해당 사건은 대법관 9명 전원 만장일치로 이같이 판결됐다.
이 사건은 미 국토안보부가 팔레스타인 남성이 영주권을 얻기 위해 위장결혼을 한 사실을 발견하고 비자를 취소한 사건이다. 미국 시민권자인 원고 아미나 부아르파가 제기한 소장에 따르면, 그녀는 외국인 알라 하마옐과 결혼하여 세 자녀를 두었는데, 모두 미국 시민권자로 되어 있다.
결혼한 지 약 3년 후, 부아르파는 남편이 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도록 이민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2015년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서비스국(USCIS)은 그녀의 신청을 승인했지만 2017년 국토안보부는 하마옐과의 결혼이 사기였다는 증거를 들어 승인을 취소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부아르파는 같은 해 이 결정에 이의를 제기했고, 이민항소위원회는 2021년 연방법이 청원 승인을 금지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2022년 1월 부아르파는 플로리다 연방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사건을 심리할 권한이 없다고 판단하여 소송을 기각했다. 연방법에 따라 비자 취소에 대한 사법적 검토가 금지된다는 것이 판결의 취지였다.
연방 대법원의 주심판사인 케탄지 브라운 잭슨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은 판사가 검토할 수 없는 미 국토안보부의 전형적인 재량권과 관련이 있다”면서 “국토안보부 장관은 합당하고 충분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언제든지 비자신청의 승인을 취소할 수 있다”고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그러나 잭슨 판사는 “시민이 같은 가족을 대신하여 다른 신청서를 제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은 없다”며 위장결혼으로 간주되어 이민신청이 다시 거부되면 사법심사를 재청구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부아르파는 이미 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심영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