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프로포폴 투약 혐의를 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정식 재판을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단독은 전날(28일)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벌금 5천만 원에 약식 기소된 이 부회장을 정식 재판에 회부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부회장의 사건을 어느 재판부가 심리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이날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17일 서울중앙지법에 통상절차 회부 신청을 했다”며 “현재 수사 중인 동종 사안의 향후 수사 결과에 따라 공소장 변경 신청 필요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정식재판 회부에 앞서 지난 4일 수사팀은 이 부회장을 약식기소 했다. 당초 수사팀과 마약 관련 전문검사회의에서는 이 부회장에 대한 정식기소 의견을 보고했지만, 대검찰청 지휘부에서 난색을 표해 약식기소로 절충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대검은 “수사팀이 수사심의위원회, 전문검사회의 결과와 피의자의 자백, 반성 등을 감안해 대검에 구약식 처리계획을 보고했다”며 “대검은 이를 승인한 것일 뿐 상호 의견충돌로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2일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및 가석방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이 부회장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 수사는 지난해 1월 국민권익위원회가 관련 공익제보를 접수해 검찰에 수사 의뢰하며 시작됐다. 이 부회장 측은 “의료 시술 과정에서 합법적 처치 이외에 불법 투약은 전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검찰은 사법 처리 대상으로 판단해 수사를 이어왔다.
이에 이 부회장 측은 지난 3월 초 국민 눈높이에서 수사 계속 및 기소 여부를 판단해달라며 검찰 수사심의위원회를 신청했다. 같은 달 26일 진행된 수심위는 이 부회장의 사건 수사는 중단을 의결했지만 기소 여부에 대해서는 찬반이 팽팽히 갈려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