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운하서 선박좌초 물동량 ‘올스톱’…원유가격↑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 대형 선박이 좌초돼 원유부터 소비재까지 전세계 해운 물동량에 발이 묶였다. 사건이 장기화되면 원유 등의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길이 400m, 22만 4천톤급의 컨테이너선인 에버그린의 ‘에버 기븐’은 이날 오전 7시 40분쯤 수에즈 운하 남쪽 입구에서 약 6km 떨어진 곳에서 멈췄다.

에버 기븐은 강한 바람과 모래 폭풍이 불면서 조타 능력을 상실해 더이상 움직일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잇는 핵심 요충지가 막혔다.

에너지 리서치 업체 케이플러(Kpler)는 원유 운반선 20척 이상의 운항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예상했다.

수에즈 운하는 또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의 주요 항해로다. 이에 따라 이날에만 7척의 LNG 운반선이 운항을 멈췄다.

이밖에 13척의 컨테이너 운반선이 수에즈 인근에 정박했고, 최소 2척은 지중해에서 대기 중이다.

이번 좌초 사건 해결이 지연되면 LNG와 원유 가격에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운업계는 사건 해결 지연으로 수에즈 운하를 이용할 수 없게 되면 아프리카 대륙을 둘러야 해 운송 시간이 약 일주일 정도 더 걸리게 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앞으로 24시간이 해운 물동량의 장기적인 영향력을 결정할 핵심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국제 유가는 급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3.42달러(5.9%) 오른 61.1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