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 주석과 통화한 뒤 중국이 우리(미국)의 점심을 뺏어 먹으려한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일부 상원 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날 시 주석과 2시간 동안이나 통화했다고 소개하며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그들이 우리의 점심을 뺏어 먹을 것(they’re going to eat our lunch)”이라고 말했다.
‘점심을 뺏어먹는다’는 말은 ‘이기다’ 또는 ‘패배시키다’의 뜻을 담은 속어이기도 하다.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 같은 발언 이후 미국 내 취약지역에 대한 인프라 구축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뒤 다시 ‘중국 점심’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중국이 주요 철도 프로젝트에서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인들이 새 기술을 가진 자동차를 생산하기 위해 매우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이 이 자리에서 “시 주석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도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 언론은 전날 두 정상간 통화에 대해 트럼프 전임 대통령과 같으면서도 다른 대중 접근법을 취했다고 분석했다.
비슷한 점은 대중 압박의 강도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정부 당국자들이 트럼프 전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을 바이든 대통령이 일부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라면서 “여기엔 아시아 내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대한 이의제기, 대만 독립과 홍콩 자치 옹호, 중국의 사이버 절도와 해킹 단속이 포함된다”라고 보도했다.
다른 점은 압박의 방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중국 압박을 미국 독자적으로 주도해왔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동맹들과 함께 중국을 포위한다는 전략이다.
백악관은 전날 보도자료를 통해 두 정상간 통화에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민과 미국 동맹국들의 이익을 증진할 때 실용적이고 성과 지향적인 관계를 추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와 관련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과의 협조는 트럼프와 바이든의 핵심 차이점”이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의를 제기했던 전통적 동맹국의 안보에 다시 헌신할 것이라고 강조해왔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는 두 사람의 오랜 인연을 소개하면서 그러나 이제 관계가 냉랭해졌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각각 부통령, 부주석 시절이던 여러 차례 회동했으며 시진핑 주석은 2013년 중국을 방문한 바이든 당시 부통령에게 “오랜 친구”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국가지도자 중 바이든 대통령에게 당선 축하 인사를 맨 마지막 무렵에 건냈고, 바이든 대통령 역시 취임 후 시 주석과 늦게 통화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