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 고산 지대에서 7일 빙하 홍수가 발생해 최소 12명이 숨지고 170명 이상이 실종됐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전했다.
우타라칸드주 경찰은 “7일 오전 11시 히말라야산맥 난다데비산에서 눈사태가 발생해 리시강가댐이 파괴됐고, 이 충격으로 급류가 쏟아져 마을을 덮쳤다”고 발표했다.
강력한 급류는 리시강가 수력발전소와 타포반-비슈누가드 수력발전소 등 두 곳을 덮쳤고 다리 5개와 도로, 근처 마을 일부까지 휩쓸고 지나갔다.
구조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인도-티베트 국경 경찰의 비베크 판데이 대변인은 “현지 당국의 정보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170여명이 실종됐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군인 600여명 등 구호인력들이 급파돼 실종 수색 및 구출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장을 목격한 한 주민은 로이터통신에 “물과 먼지와 파편들이 너무 빠르게 몰아쳐 내려왔다. 마치 발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말했다.
7일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빙하 호수’ 피해 현장의 터널에서 한 노동자가 구조된 모습. 연합뉴스
군경은 전날 900m 길이의 터널2에서 노동자 12명을 구조했으며 현재 터널1에 갇힌 것으로 보이는 노동자 30명 구조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번 빙하 홍수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지만 기후변화와 여러 건의 건설작업이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히말라야 산맥은 지난 2013년에도 홍수로 6천명이 사망하는 등 홍수가 잘 발생하는 예민한 지역이기 때문에 발전소나 댐을 지으면 안된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인도 공과대학의 모흐드 파루크 아잠 조교수는 “빙하 폭발이 일어나는 매우 드문 사건이다”라며 “위성과 구글 어스 이미지는 이 지역 근처의 빙하 호수를 보여주지는 않지만 이 지역에 물웅덩이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어딘가에 있을지 모를 물웅덩이가 이번 사건에서 분출됐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빙하지대에 물웅덩이가 생긴 데는 지구 온난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7일 인도 북부 우타라칸드주 히말라야 고산지대에서 발생한 홍수로 수력발전 관련 시설이 붕괴하는 모습. 연합뉴스평균 기온이 올라가면서 거대한 빙하 덩어리가 녹으며 떨어져 나가고 그 공간은 빙퇴석, 얼음, 물 등이 채우게 되며 일부는 빙하 사이에 자리 잡은 단순한 물웅덩이를 넘어 빙하호를 형성한다.
히말라야산맥에는 수천 개의 빙하호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빙하에서 떨어져 나온 거대한 얼음덩어리가 진흙·바위 등과 함께 강으로 쏟아져 내렸고 결국 홍수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밖에 눈사태와 산사태 등으로 막혔던 강의 흐름이 수위가 올라가면서 범람했을 가능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빙하가 녹는 여름이 아니라 한겨울에 이런 홍수가 발생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환경전문가인 아닐 조시는 뉴욕타임스에 “빙하 붕괴 사태는 기후 변화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기온 변화가 빙하의 분리에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BBC는 “인도 환경단체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정부에 생태학적으로 민감한 곳에 전력발전소를 짓는 것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