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반도체 시설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미국 주정부에 공식적으로 세제 감면을 요구하는 등 투자 협상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반도체 공장에 약 19조 1000억원(17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텍사스 주정부 문서에는 삼성전자는 오는 2분기 오스틴에 새 공장을 착공해 오는 2023년 하반기 가동을 계획하는 방안 등이 담겨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투자에 따른 대가로 오스틴시와 트래비스카운티에 앞으로 20년간 재산세 100% 감면과 고정자산에 대한 50%의 세제 혜택 등을 요구했다. 약 9000억원(8억 550만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오스틴 공장은 삼성의 미국 내 유일한 반도체 생산 기지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오스틴 공장 증설에 대비해 공장 인근에 매입해둔 부지에 대한 용도변경도 마친 상태다.
이런 사정 등으로 오스틴이 유력지로 떠올랐지만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오스틴을 비롯해 애리조나, 뉴욕 그리고 한국 등 여러 후보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 특정 지역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스틴이 있는 텍사스주 뿐만 아니라 미국의 다른 주정부도 삼성전자의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지속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산업에서 시장 주도적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신규 산업에서도 지속성장 기반을 강화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보유한 재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략적으로 시설 투자를 확대하고, M&A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글로벌 1위인 타이완 TSMC를 딛고 올라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TSMC는 지난해부터 미국 애리조나에 공장을 짓고 있으며, 올해에만 우리 돈으로 30조원의 설비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