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지도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혹시 모를 핵전쟁 개시를 막기위해 고심중이다.
사임 및 탄핵 압력으로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핵단추를 눌러 현재의 국면을 전환하려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NBC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8일(현지시간) 자신이 마크 밀리 합참의장에게 전화 통화한 사실을 일부 민주당 의원들에게 털어놨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공격 권한이 제거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그는 동료 의원들에게 이런 내용을 전하면서 트럼프를 ‘정신 이상'(unhinged) 대통령이라고 칭했다고 한다.
펠로시 의장은 이 같은 내용의 서한을 이어 미주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전달했다.
서한에는 “정신 이상 대통령의 상황은 더 이상 위험할 수 없다”며 “우리는 미국과 민주주의에 대한 트럼프의 균형잃은 공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가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한다”고 적었다.
워싱턴포스트는 합참쪽이 재확인한 펠로시 의장과 밀리 의장간 전화 통화 내용을 덧붙였다.
합참 데이브 버틀러 대변인이 “밀리 의장이 핵공격 명령권 과정에 관해 펠로시 의장에게 답변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현재 수정헌법 25조에 근거해 트럼프 대통령의 해임을 추진중이다.
수정헌법 25조에 명시된 대통령의 해임(사임)은 절차상으로는 매우 간단하다.
대통령의 임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부통령과 내각 과반이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문서를 의회에 보내면 된다.
그러면 대통령의 권한은 중지되고, 부통령이 임시 대통령직을 수행하게 돼 사실상 대통령의 해임 효과를 낳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를 근거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 대통령 해임 절차 개시를 압박중이다.
요구 불응시 의회가 두 번째 탄핵절차에 들어가겠다는 배수진까지 쳤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민주당 의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는 펜스 부통령과 내각이 헌법과 국민들 앞에서 한 선서를 지킬 것인지에 대해 긍정적 답변을 해줄 것을 희망한다”고 적었다.
이어 “50년전 공화당 의원들은 당시 불량한(rouge) 닉슨 대통령에게 ‘이제 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며 “지금 공화당 의원들도 그 선례를 따라 트럼프에게 즉각 그의 사무실을 떠나라고 촉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편지 내용을 볼 때 펠로시 의장이 트럼프의 핵단추 접근 방지를 생각하게 된 것도 닉슨 시대의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제임스 슐레진저 국방장관은 닉슨이 사임하기 10일 국방부와 군에 닉슨 대통령의 핵전쟁 관련 군사명령을 수행하지 말라는 비밀지시를 내린 바 있다.
탄핵을 앞둔 닉슨 대통령의 불안한 정신상태를 우려한 조치였다.
닉슨 대통령은 당시 탄핵을 부른 ‘워터게이트 사건(민주당 도청사건)’에 대한 자신의 면책과 함께 사건 관련 자료의 영구 비공개를 조건으로 탄핵 가결 직전 대통령 직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