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3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조지아주의 한 작은 마을이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조지아주 피치카운티에 있는 인구 8천명의 포트밸리라는 도시인데, 지난 30년간 단 한 차례(앨 고어)를 제외하고는 모두 이 도시가 찍은 인물이 대선 승자가 됐기 때문이다.
때문에 올해 대선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 중 누가 승자가 될 것인지 힌트를 얻기 위해 이곳을 찾는 기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디펜던트는 포트밸리의 민심을 읽기 위해 주민들을 인터뷰한 결과 최대 관심사는 역시 경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었다고 전했다.
카운티 법원 건물에 있는 사전 투표소에서 만난 레이 테일러(76)라는 남성은 트럼프가 어떻게 미국 발전에 기여했느냐는 질문에 “그가 나쁘게 한 것이 많지 않다고 본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트럼프는 중국에 맞섰다. 에너지를 가지고 많은 것을 했다. 이 나라를 더 독립적으로 만들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주의적 발언과 코로나19 대처 방식이 끔찍하긴 했어도 다수의 트럼프 지지자들은 여전히 경제 성과 측면에서 그를 뽑을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투표소에서 나온 말린이라는 여성도 “트럼프가 미국에 더 많은 일자리를 가져다줬다”며 “바이러스 대처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지만 그가 계속 대통령으로 있게 된다면 경제가 다시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의 남편 릭 역시 “내 401k(퇴직연금)가 확실히 올랐다. 트럼프가 바이든보다 경제를 다루는 방법을 더 잘 아는 것 같다. 신뢰 요인이 되고 있다”며 “난 바이든은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조지아는 1992년 이후 한 번도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적이 없는 대표적인 공화당 텃밭이다. 특히 조지아 사람들 가운데 백인 대학 졸업자 계층에서 트럼프 대통령 지지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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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이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와 박빙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출하면서 조지아 역시 격전지로 분류되는 등 기류가 바뀌고 있다.
따라서 포트밸리는 물론 조지아주 전체가 트럼프, 바이든 중 어디로 넘어가느냐는 투표율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흑인층 투표율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대선 때 버락 오바마를 대통령으로 만들었던 흑인층이 이번에도 투표장으로 나와줘야 한다는 얘기다. 피치카운티의 경우 아프리카계 미국인 투표율이 2012년 대선 땐 73%에 달했지만, 트럼프가 당선된 2016년에는 54%로 뚝 떨어졌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이곳의 투표율을 다시 끌어올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등장하는 라디오, TV 광고가 매일 나오고 있으며 바이든 후보도 대선을 꼭 일주일 앞둔 지난 27일 조지아를 직접 방문해 유세를 펼쳤다.
조지아공대생인 아이작 웨이슨(21)은 이번 대선 투표율이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조지아가 뒤집어질(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