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지난 4일 이마트24 직원 이모씨는 넘실대는 강물을 바라보며 마른 침을 삼켰다.
강물은 매장 앞 10미터까지 올라와 있었다. 그는 불안한 눈으로 한강사업본부에서 설치한 수위 알리미 막대기를 바라봤다. 물이 막대기 끝까지 찼을 때 대피해야 한다. 어제는 한 칸을 남기고 비가 잦아들었다.
그는 서둘러 매장 밖 파라솔을 단단히 묶었다. 냉동식품과 냉장상품도 모두 센터로 이동시켜 ‘물에 뜰’ 준비를 모두 마졌다.
한강 수위가 높아지고 한강공원이 물에 잠겨도 편의점은 무사하다. 부양식 건물로 설계된 ‘플로팅 하우스’이기 때문이다.
6일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한강변에서 영업중인 편의점은 모두 28개다. 이 중 물에 동동 뜨는 부상형 매점은 20개, 이동형 매장이 8개다.
한강 수위가 상승하면 한강사업본부에서 입점 업체에 부상 준비 지시를 내린다.
기준이 되는 것은 팔당댐의 방류량이다. 한강 수위는 공원별로 다른데 반포의 경우, 팔당댐 방류량이 초당 5천톤일 때 대피 지시가 내려진다. 6일 오전 9시 현재 팔당댐의 방류랑은 1만 8300톤이다. 한강홍수통제소는 서울시 한강대교 전역에 홍수주의보를 내린 상태다.
한강사업본부의 대피 지시가 내려지면 입점 업체 점주는 전기와 수도관을 분해하고 통신을 끊는다. 또 매장이 뜰 수 있도록 무거운 물건을 밖으로 이동시켜 무게를 맞춘다.
한강변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물건을 가지고 나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빨리 전기와 통신을 차단한 뒤 매장 밖으로 빠져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통상 방류량이 초당 7천~8천톤의 경우 매장이 부상한다.
플로팅 매장은 건물의 무게를 이길만한 부력을 내도록 밑바닥에 밀폐된 공간을 만들어놓아 물에 뜰 수 있도록 했다.
물이 차면 부력으로 건물이 최대 12m까지 자동으로 뜬다는 게 편의점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강공원에 6개 점포를 운영중인 GS리테일은 “GS25한강반포 1,2호점은 저지대라 부상 조치를 완료하고 현재 폐점한 상태”라며 “지대가 높은 뚝섬한강 1,2,3호점은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