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위협 인식은 크게 낮아지고, 문재인 대통령 호감도는 상승
주한미군 주둔 지지 비율도 74%로 역대 최고치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면 미군이 한국을 방어해야 한다는 여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한미군 주둔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올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 미국인들은 외려 일본 또는 독일보다 한국에 미군이 주둔할 필요성이 더 높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한반도의 긴장완화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미국의 중대한 위협이라고 평가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1년 새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함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미국인의 호감도도 상승했다.
1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hicago Council on Global Affairs: CCGA)가 한국국제교류재단(KF) 등의 지원을 받아 실시한 미국인의 외교정책 관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북핵을 미국의 중대한 위협으로 평가한 미국인의 비율은 59%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조사에 응한 미국인 75%가 북한 핵프로그램을 미국의 중대한 위협이라고 응답한 것과 비교해 1년 만에 16%p나 하락한 것이다.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가 중지되고 북미정상회담 등으로 대화 기류가 강해지면서 위협으로 인식하는 정도도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핵은 국제 테러리즘(66%)에 이어 여전히 두 번째로 큰 위협 요인으로 조사됐다.
한반도의 긴장 완화로 미국인들의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호감도도 67%로 1년 전보다 13%p나 올랐다. 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는 여전히 미국인의 91%가 비호감이라고 응답했다. 호감여론은 6%에 그쳤다.
한편,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미국인의 77%가 북한과 수교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힌 반면, 주한미군의 일부 철수(partial withdrawal)까지 지지한다는 응답은 54%에 불과했다. 주한미군의 완전한 철수에 대한 지지여론은 18%까지 떨어졌다.
주한미군 주둔에 찬성하는 미국인의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해 올해는 7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4%p 더 상승했다. 주일미군(65%)과 주독미군(60%)에 대한 지지도보다 주한미군 주둔에 대한 지지가 더 높은 것도 눈에 띈다.
또 북한이 비핵화하지 않을 경우, 경제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77%에 달한 반면, 핵시설 공습은 37%, 체제 전복을 위한 미군 투입은 25%에 그쳤다. 비핵화 불발이라는 상황에도 대북군사옵션에 대한 지지여론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북한이 한국을 공격한다면 미군이 한국을 방어해야 한다는 의견이 64%로 지난해 62%보다 2%p 더 높아져, 이 또한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울러 북한이 태평양지역의 미군기지를 공격한다면 북한에 미군을 투입해야 한다는 의견은 이보다 더 높은 84%에 달했다.
미국의 초당적 독립연구소인 CCGA는 해마다 미국인의 외교정책과 대외인식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한반도 관련 내용을 별도 보고서로 작성해 발표한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이 여론조사를 지원하고 있다.
올해 CCGA 여론조사는 GfK 커스텀 리서치(GfK Custom Research)가 지난 7월 12일부터 31일까지 미국 내 18세 이상 성인 2,04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오차범위는 ±2.37%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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