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해마다 열려왔던 6.4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집회가 올해는 열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홍콩에서는 해마다 6월이 되면 톈안먼 민주화시위 희생자 추모 열기가 고조됐다. 2019년에 절정에 이르렀던 추모 열기는 종종 중국 정부에 대한 비판과 민주화 요구로 이어졌다.
그러나 중국이 홍콩에 대한 직접 통치를 강화하면서 분위기는 1년 사이에 확 바뀌었다.
지난해 톈안먼 시위 추모 집회는 코로나19 방역을 명분으로 내세운 당국의 불허 속에 파행적으로 개최되었다. 집회는 당국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수 만 명이 참여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엄혹해지고 더 열악해지면서 시위 자체가 열리지 못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홍콩 당국은 지난달 일찌감치 홍콩보안법 시행 이후 처음 맞는 톈안먼 민주화시위 기념일인 4일에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가 신청한 6월 4일 빅토리아파크 촛불집회를 불허했다.
홍콩 빅토리아 파크에서 열린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집회. 연합뉴스불허 사유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였지만 홍콩에서는 최근 코로나19 지역 감염자가 거의 나오지 않아 정치적 고려에 의한 집회 금지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다. 집회를 신청한 시민단체는 법원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바로 기각 당했다.
존 리 홍콩 보안장관은 지난 달 27일 톈안먼 추모집회 금지 방침을 밝히면서 불법 집회 참가는 물론 불법 집회를 홍보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홍콩 보안국도 29일 성명을 통해 텐안먼 민주화 시위 추모 촛불집회와 추모 행진에 참여할 경우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홍콩에서는 불법 집회에 참가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는데, 2019년 송환법 반대시위와 그 연장선상에 놓여있던 지난해 시위에 참가했던 민주진영 인사들이 잇따라 실형을 선고 받으면서 당국의 경고는 엄포가 아닌 사실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홍콩 6.4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기념. 연합뉴스홍콩 당국은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집회가 불허되면서 시민들이 몽콕에 있는 6·4 톈안먼 민주화시위 추모 기념관으로 몰리자 이 시설마저 무면허로 운영돼 왔다며 문을 닫게 했다.
홍콩 레저문화사무처 관리들은 2일 기념관을 방문해 “공공오락장소 조례에 의거한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무면허 운영”이라고 경고했다. 기념관은 2014년부터 상설 운영돼왔으며 당국이 현장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