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 쿠팡 연합군의 공세가 시작됐다. 신세계그룹이 네이버와 손잡고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공동 참여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커머스 1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신세계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음달 예정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 참여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현재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에는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롯데지주, 11번가의 모기업인 SK텔레콤, 사모펀드 운영사인 MBK 파트너스가 숏리스트로 선정됐다.
현재 기업별 실사 일정이 미뤄지면서 본입찰이 이달 말로 연기된 상태다. 본입찰에서는 높은 금액을 제시한 기업이 최종 협상대상자로 결정된다.
이베이코리아는 몸값으로 5조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의 이커머스 거래액은 20조원으로, 네이버(27조원)과 쿠팡(22조원)에 이어 3위다.
이베이코리아 홈페이지 캡처이커머스 하위권 주자들이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2위인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이커머스 상위권 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야심차게 기획한 롯데온(ON)이 좀처럼 실적을 내지 못하면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롯데월드타워와 롯데월드몰 지분 등 부동산 자산을 매각하며 실탄을 마련하고 있다.
이커머스 점유율 3%로 이커머스 하위주자인 SSG닷컴도 이커머스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이베이코리아 인수가 절실하다.
문제는 ‘돈’이다. 이마트의 현금성 자산은 모두 합해 1조 5000억원 수준이다. 인수 금액 5조원을 지불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신세계는 인수 포기 대신 네이버에 손을 내밀었다.
네이버 역시 신세계 제안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커머스 1위의 ‘왕좌’에 앉아 있는 네이버지만,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쿠팡에 언제 역전당할지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세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공동 본입찰 참여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여러가지 안 중 하나로 검토중”이라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네이버 역시 해당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공동 컨소시엄 구성 자체는 부인하지 않고 있다.
앞서 네이버와 신세계는 2천 5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 계약을 맺고 동맹을 맺었다.
네이버와 신세계 연합군이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성공하면 거래액만 50조원에 가까운 이커머스 ‘공룡’이 탄생할 전망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이커머스 업계 2위인 쿠팡 거래액이 22조원인데 1위와 3위가 합치게 된다면 거래액 50조원으로 쿠팡과 두 배 넘게 격차를 벌릴 것으로 보인다”며 “이커머스 순위가 바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