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에 중국 우한에 13개 이상의 코로나19 변이종이 퍼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우한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처음으로 보고된 것은 12월 8일이지만 이때 이미 광범위하게 코로나가 퍼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WHO(세계보건기구) 전문가팀을 이끌고 우한에 다녀온 피터 벤 엠바렉 박사가 14일(현시지간) CNN과 인터뷰에서 12종 이상의 변이바이러스가 발생한 사실 등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퍼졌음을 보여주는 징후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엠바렉 박사는 “바이러스는 지난 재작년 12월에 우한에 널리 퍼져 있었다”며 “이것은 새로운 발견이다”고 말했다.
WHO의 식품안전·동물질병 전문가인 그는 현지조사팀이 중국의 과학자들로부터 2019년 12월 우한 일대에서 확인된 174건의 감염사례 자료를 확보했으며 이 가운데 100건은 진단검사로 감염 사실이 이미 확정됐고 나머지 74건은 환자의 증상을 바탕으로 임상적 진단을 내린 사례라고 덧붙였다.
엠바렉 박사는 그러면서 이는 12월에 우한에서 약 1천명 이상의 사람이 감염됐을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과 인터뷰 중인 피터 벤 엠바렉 박사. CNN 방송 캡처엠바렉 박사는 그러나 “그들(변이종) 중 일부는 시장에서 나왔고 일부는 시장과 연결되어 있지 않다”면서 이들 13개의 변이종이 12월 이전 발병사(史)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WHO 전문가 조사팀은 지난 9일 우한에서 가진 기자회견 때도 12월에 우한 화난수산물시장 밖에서도 바이러스 전파가 많았다고 밝혔지만 이미 이때 코로나19 변이종이 13개에 달했다는 사실은 이번에 처음 알려졌다.
한편 WHO 전문가팀 일부가 우한 현지조사 때 중국 측이 초기 코로나 사례 로(raw)데이터 제공을 거부했다고 밝힌 것을 두고 미국과 중국이 다시 티격태격 하고 있다. 영국도 미국편을 들고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중국 당국이 코로나19 발병 초기 단계였던 2019년 12월 우한에서 확인된 174건의 확진 사례에 관한 세부 자료 제공을 거부하는 대신 해당 사례들에 대한 자체 분석과 광범위한 요약본만 제공했다고 WHO 전문가팀 일부의 실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CNN 홈페이지 캡처이에 대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코로나19 조사의 초기 결과물들이 어떻게 전달됐는지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며 관련된 모든 자료를 제공하라고 촉구했다.
그러자 워싱턴에 있는 주미 중국 대사관이 나서 미국이 WHO 자금 지원을 중단하고 탈퇴하더니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WHO를 성실하게 지지해온 다른 나라들을 손가락질한다며 진지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취하라고 반박했다.
글로벌타임즈 등 중국 관영 언론들은 중국 정부가 WHO 조사팀의 자료 접근을 막았다는 미국 언론의 보도가 중국을 비방하기 위해 전문가들의 발언을 왜곡한 것이라며 보도내용이 왜곡됐다고 밝히는 일부 전문가의 트위터 글을 소개했다.
하지만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자료 접근 제한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미국 측의 입장을 두둔하면서 코로나19와 관련된 문제들을 밝히기 위해 필요한 데이터에 대한 완전한 접근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