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2개월 된 아이가 숨지자 시신을 2년여 동안 냉장고에 유기한 40대 엄마에게 중형이 내려졌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제1형사부는 29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 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2·여)씨에게 징역 5년을 선고했다.
또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장애인복지시설에 3년 동안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비록 유아였지만 죽음에 이르는 고통이 상당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이웃의 신고가 없었다면 남은 두 아이도 어떻게 됐을지 결코 장담할 수 없다”고 이같이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부모가 양육의 의무를 저버린 점은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크고 용서를 받을 수도 없다”며 “홀로 세 아이를 키운 미혼모인 사정과 피고인의 부모가 나머지 아이들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선고를 앞두고 재판부에 반성문을 3차 제출한 A씨는 법정에서도 자신의 죄를 모두 시인했다.
광주지방법원 순천지원. 유대용 기자A씨는 2018년 10월 말 전남 여수의 거주지에서 생후 2개월 된 자신의 아들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23일 구속 기소됐다.
또 숨진 아기의 시신을 자신의 집 냉동실에 2년간 은닉했고 다른 2남매는 쓰레기가 가득한 집에 방치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아동유기·방임)도 받는다.
미혼모인 A씨는 2018년 8월 자신의 집에서 이란성 쌍둥이(딸·아들)를 출산했지만 출생신고는 제대로 하지 않았다.
쌍둥이의 위로는 8살 아들이 있었다.
A씨는 자신이 밤늦게까지 일을 한다는 이유로 각종 쓰레기와 오물이 쌓여있는 집에 아이들을 방치했다.
A씨의 범행은 지난해 11월 초 ‘옆집에서 악취가 나며 아동학대가 의심된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되면서 세간에 알려졌다.
하지만 공무원들이 집안 쓰레기를 청소하는 과정에서는 A씨가 쌍둥이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누구도 아이의 존재를 알아채지 못했다.
시신도 A씨가 자신의 차량으로 잠시 옮겨 실으면서 발견되지 않았다가 ‘쌍둥이의 동생이 있는 것 같다’는 주민 신고가 다시 접수되면서 같은 해 11월말 경찰이 냉동고 속에서 남자아이의 시신을 발견했다.
A씨는 경찰에서 “새벽까지 일하고 들어와 보니 아이가 숨져 있었다. 무서워서 시신을 냉동고에 숨겼다”고 진술했다.
현재 두 아이는 아동쉼터에서 보호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