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엔 韓과 같아, 지금은 100배”…美 ‘골든타임’ 논쟁
미국이 주말 사이 코로나 사망자가 2만명을 넘으면서 세계적으로 코로나 최대 피해국이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한국과 같은 시기 첫 확진자가 나왔지만 지금은 천지차이가 된 뼈아픈 상황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세계 최강국이자 최부국인 미국이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제3세계에서나 있을 법한 '세계 최대 보건 재난국'이 됐다. 12일(현지시간) 오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53만명. 사망자는 2만2천명. 환자는 스페인, 이태리, 프랑스를 합친 숫자보다 많고, 사망자는 부동의 세계최대 사망국이었던 이탈리아를 2천명 넘게 추월해버렸다. 이제 코로나 문제가 미국의 자존심 문제가 돼 버린 상황. CNN 잭 태퍼 앵커는 이날 아침 코로나에 관한 미국내 최고의 전문가 중 한명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를 출연시켜 한국과 같은 시기 첫 환자가 발생한 사실을 가지고 캐묻기 시작한다. 태퍼: 한국과 미국은 1월 말 사실상 같은 날에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한국보다 환자는 50배 많고, 사망자는 100배가 더 많게 돼버렸습니다. 미국은 세계 인구의 4.25%이지만 코로나 환자는 30%, 사망자는 2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게 대응한 때문이라는데 동의하십니까? 파우치: 그렇게 말씀하실 순 있겠지만, 문제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변수가 많아요. 그리고 한국과 비교하는 건 온당치 않습니다. 한국은 대구에서 감염이 발생하자 즉각적이고도 완전하게 차단해버렸지만(immediately essentially shutting it off completely) 우린 그렇게 할 수 없는 나라잖아요. 태퍼: 어제 뉴욕타임스가 박사님을 비롯해 많은 고위직들이 지난 2월 셋째주까지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회 물리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보고 했다는데, 3월 16일까지 별다른 조치가 나오지 않은 이유는 뭡니까? 파우치: 우리는 보건 관점에서만 보고를 할 뿐입니다. 보고는 채택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태퍼: 3월 중순이 아니라 2월 셋째주부터 필요한 조치를 취했다면 많은 사람들을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파우치: 논리적으로 그렇게 말할 순 있겠지요. 지금의 정책을 그 때 시행하고, 보다 일찍 경감 조치를 취했다면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었을 거라는데 누구도 이견은 없을 겁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렇게까지 하는 것에 대한 반대도 상당했습니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지난 1월말부터 백악관 여러 경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코로나 사태 대응이 필요하다는 보고가 올라갔다고 보도했다. 또 정보라인에서도 팬데믹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차례 경고했다고 잇따라 폭로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에 미칠 영향만을 고려하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결국 3주간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게 뉴욕타임스의 주장이다. CNN과 ABC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전날 미국의 코로나 감염자가 50만명을 넘자 뉴욕타임스와 같은 보도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