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틱톡과 오라클의 합의를 승인하겠다며 “환상적 합의가 될 것”이라고 밝히면서 미국 내 틱톡 사업 문제가 한고비를 넘는 듯했다.
하지만 미·중 양쪽에서 불만과 합의 불승인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다시 원점으로 회귀하는 모양새다. 특히 양국 정부가 전면에 나서면서 틱톡 사태가 어디로 흐를지 주목된다.
미중 양쪽에서 제기하는 문제는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오라클, 월마트가 합작해 만드는 틱톡글로벌의 지분과 지배력의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바이트댄스가 지배력을 유지한다면 승인을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틱톡글로벌이 “완전히 오라클에 의해 지배될 것이다. 그들은 주식을 공개할 것이고, 그들이 나머지를 많은 부분을 매입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틱톡과 오라클의 합의를 승인한다고 밝혔을 때 바이트댄스가 틱톡글로벌의 지분 80%를 갖고 오라클이 12.5%, 월마트가 7.5%를 보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분에 대한 합의가 확실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합의 직후 바이트댄스는 자신이 80%의 지분을 보유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오라클은 별도 성명에서 틱톡글로벌 신설 후 미국인이 다수 지분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발은 중국에서도 나오고 있다. 관영 글로벌타임즈는 당초 이번 합의가 불공정한 가운데서도 그나마 합리적이라고 평가했지만 태도를 완전히 바꿨다. 이 신문은 22일 사설에서 미국이 제공한 정보에 따르면 거래는 불공평했다며 중국이 그런 합의를 승인할 것이라고 믿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글로벌타임즈는 구체적으로 틱톡글로벌의 5개 이사회 자리 중 4자리를 미국이 차지하고 중국인은 1명만 들어가게 되는 점, 이사회에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국가안보 이사가 포함되는 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중국에서 제기하는 불만에는 오라클이 틱톡글로벌의 소스코드 및 업데이트를 확인할 권한이 있는데 그러면 틱톡과 동일한 소스코드를 갖는 틱톡의 중국판인 도우인(Douyin)의 운영도 들여다 볼 수 있게 된다는 부분도 있다.
이와 관련해 바이트댄스는 전날 성명을 통해 틱톡글로벌에 대한 지분 80% 보유 방침이 확고하며 교육기금에 50억 달러를 내기로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50억 달러는 향후 몇년 동안 낼 법인세 추정치라는 입장이다.
또 오라클이 소스코드에 접근할 수는 있지만 이번 합의에 알고리즘과 기술 이전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못 박았다.
틱톡과 오라클과의 거래는 미국 정부의 승인 사항이기도 하지만 중국 정부의 허락도 필요하다. 따라서 중국 회사인 바이트댄스가 틱톡 소유권을 잃고 앱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알고리즘도 포기하는 거래를 허용하지 않을 것은 확실해 보인다.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둘러싼 바이트댄스와 오라클, 중국과 미국의 신경전과 힘겨루기는 좀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