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전통명절 설 풍경도 바꿔놓았다. 귀성행렬은 눈에 띄게 줄었고, 성묘도 많은 가정이 온라인으로 대체하고 있다.
거주공간이 다른 가족은 5인 이상 모일 수 없게 돼 떨어져 있던 일가친척이 모여앉아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는 익숙한 설의 모습도 보기 어렵게 됐다.
한 집에서 살지 않으면 대가족이 함께 외식이나 관광을 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
실제 단속으로 이어지긴 어렵겠지만 정부는 원칙적으로 5인 이상 가족모임이 적발되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한다.
즐거워야 할 명절에 많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드는 설풍경이지만 최근의 코로나 확산세를 감안하면 당연히 감수할 수밖에 없다.
200명대로 떨어졌던 코로나 신규 확진자수는 설을 앞두고 400명대로 증가했고 11일에는 보름 만에 500명을 넘어섰다.
감염자의 80%는 수도권 거주자다. 설 귀성을 통해 코로나가 수도권에서 지역으로 급격히 확산될 위험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실제 방역당국에 의하면 설을 앞두고 수도권 주민이 강원지역에 방문했다 7명이 확진되는 일이 있었다고 한다.
감염 재생산지수도 지난달 31일 이후 1을 넘어서며 유행이 확산되는 추세에 있다.
이 때문에 당국은 이번 설 연휴가 3차 대유행의 종결과 지속 여부를 결정할 주요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추석연휴의 경우에는 다행히 코로나 확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귀성 자제 등 전 국민이 방역에 신경을 쓴 효과도 있었지만 신규확진자수가 추석 전 하루 평균 80명 안팎으로 지금의 5분의 1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서울역 광장에 마련된 임시선별검사소에서 한 의료진이 검체 채취를 기다리고 있다. 황진환 기자이번 설 연휴는 지난 추석에 비해 훨씬 좋지 않은 상황이다.
더구나 기존 바이러스보다 확산세가 더 강한 해외유입 변이 바이러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것도 걱정이다.
영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유행하는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벌써 80명에 이른다.
그만큼 전 국민이 위기감을 가져야 하고, 아쉽고 서운하더라도 이동과 가족모임을 최대한 자제하며 방역에 협조해야 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