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약사 화이자의 앨버트 불라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미 규제당국으로부터 연말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사용 승인을 받을 가능성에 대비 중이라고 밝혔다.
불라 CEO는 이날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연말까지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미국인들에게 백신을 배포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확신할 수는 없지만 “가능한 시나리오다. 우리는 거기에 대비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일례로 우리는 이미 (백신) 제조를 시작했고 수십만회 투여분을 벌써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현재 진행 중인 3상 임상시험에서 10월 말까지는 핵심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불라 CEO는 밝혔다. 이 시점까지 실험용 백신의 효험을 알 수 있을 확률이 60% 정도라고 덧붙였다.
뉴욕에 본사를 둔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함께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을 만들어 막바지 임상시험을 거치고 있다.
화이자는 3만명을 목표로 시작한 3상 임상시험의 규모를 최대 4만4천명으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변경 제안서를 전날 FDA에 제출하기도 했다.
이런 움직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재선 일정에 맞춰 백신 승인을 무리하게 앞당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화이자를 비롯한 미국과 유럽의 9개 주요 제약사는 지난 8일 공동성명을 내고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안전성과 효험이 입증된 뒤에만 당국에 백신 승인을 신청하겠다고 공개 약속, 대중의 불안감 불식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불라 CEO는 이날 인터뷰에서 화이자가 백신 개발에 지금까지 15억달러(약 1조8천억원)를 쏟아부었다며 실패할 경우 회사에 재정적으로 “고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백신 개발 실패 시 “고통스럽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회사가 끝장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